청년 도시 전문가 키워 “세계로, 세계로”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5 14:00
  • 호수 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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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출범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청년 문제 해결사로 나섰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이하 한국위원회)’가 최근 국회에서 정식 출범식을 가졌다. 유엔(UN) 산하 유엔해비타트는 ‘모두를 위한 교육과 세계 청년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목표로 하는 기구다. 유엔 내에서 청년 프로그램을 가장 장기간 다뤄온 곳이기도 하다. 한국위원회도 ‘청년’과 ‘일자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사회의 이슈로 부상한 청년과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한 한국위원회의 역할에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 시사저널 박은숙
지난 11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 시사저널 박은숙

수년 전부터 한국위원회 설립 물밑작업

한국위원회 승인을 위한 물밑작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뤄졌다. 이런 움직임이 수면 위로 부상한 건 지난해 7월 청년위원단·정책위원단·전문위원단으로 구성된 ‘청년과 도시 정책연구소(이하 정책연구소)’를 발족시키면서다. 정책연구소는 한국위원회 승인을 위한 준비의 구심점이 됐다. 한국위원회 승인 전 정책연구소 주도로 세 차례의 세계 청년들과의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지난해 7월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함께 ‘청년과 도시 정책위원회 행사’를 열었고, 올해 2월과 3월에는 ‘대한민국 국제 청년의 날 행사’와 ‘3·1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가 각각 진행됐다.

또 유엔해비타트 본부에 한국위원회 승인에 대한 설득을 지속했다. 동시에 박수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회장이 직접 케냐를 방문해 메이무나 모우드 셔리프(Maimunah Mohd Sharif) 유엔해비타트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 인사들과 면담을 갖는 등 스킨십도 이어갔다. 그 결과 유엔해비타트 본부는 지난 5월 한국위원회 설치에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한국위원회의 출범은 주목할 만하다. 유엔해비타트 세계 최초의 국가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엔해비타트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 본부 산하의 대륙별 사무소 4곳이 70여 국가별 사무소를 관할하는 구조로 돼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최초로 자체 의결권을 보유한 국가위원회가 탄생했다.

한국위원회의 향후 활동 키워드는 도시·청년·일자리 세 가지다. 정확한 교육을 통해 청년의 역량을 키운 뒤, 이들이 주도적으로 도시 재생과 스마트시티, 도시 혁신 등에 참여하게 해 일자리 문제까지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한국위원회의 활동은 크게 두 축으로 분류된다. 먼저 세계 각국 청년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활동이 있다.

‘세계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 행사 참석이 대표적이다. 유엔해비타트는 유엔이 ‘세계 청년의 날’로 지정한 8월12일을 기점으로 매년 공식 행사를 주최한다. 한국위원회는 국가위원회 승인 이후 첫 공식 대외행보로 ‘2019 세계 청년의 날’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한 각계각층의 청년 전문가로 구성된 청년대표단 50여 명을 이끌고 케냐 나이로비 사무국을 방문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140여 개국을 대표하는 청년대표를 포함해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후 청년대표단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9박10일의 일정 동안 이들은 아프리카 청년들과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년대표단은 나이로비대학과 유엔해비타트 본부에서 각각 ‘교육 혁신을 통한 불평등 해소 및 고용 가능성’과 ‘교육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케냐 청년들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또 케냐 내 대표적 슬럼가이자 지금은 도시 재생의 상징으로 떠오른 마다레(Mathare) 지역을 방문해 이곳 청년들로부터 슬럼가 회복 경험을 청취하고, 청년대표단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발전 방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축은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사회단체, 기업 등과 연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정식 출범하기 전부터 한국위원회는 이런 사업들을 준비해 왔다. 지난 7월22일 국토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청년 참여형 도시 재생 사업’이 대표적이다. 청년들을 국제협력 기구에 파견해 도시 재생 역량을 강화하고, 이들의 해외 진출 확대를 추진한다. 또 국내 글로벌 도시 재생 프로그램 오피스를 기획하고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 참여형 도시 재생 모델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지자체 등과 연계해 청년 프로젝트 전개

지난 11월8일에도 대전시와 유엔해비타트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MOU를 맺었다. 개발도상국에 지역 청년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셉테드(CPTED·환경디자인을 통한 도시 범죄 예방)’ 모델 연구를 수행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우리 청년들의 역량 강화와 해외 진출은 물론 개발도상국 도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첫 수혜 도시로는 인도네시아의 탕그랑셀라탄이 선정됐다. 대전시와 한국위원회는 이를 통해 ‘대전형 개발원조 셉테드 모델’을 개발, 이를 저개발국 자매 우수 도시들에 전수할 예정이다.

한국위원회는 정식 출범 이후에도 계속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1월22일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폐광 지역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이다.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도시 재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폐광 지역 도시 재생 사업을 발굴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사업의 주된 내용이다. 한국위원회는 보유하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고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도시 재생 산업 등을 통해 청년과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래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실천하는 데 그 누구보다 앞장설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도 다양한 기여를 통해 ‘모두를 위한 교육과 세계 청년들의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라는 유엔해비타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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