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른미래당, 이르면 6일 대안신당과 통합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2.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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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에서 통합 추진…호남계 불만 잠재우고 신진영입 가속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소속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공중분해 위기에 처해 있는 바른미래당이 이르면 2월6일 대안신당과 통합한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현재 대안신당과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논의 중이며, 잘되면 내일(2월6일) 통합을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 한쪽이 상대편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만나 50대50으로 절반씩 지분을 갖고 합치는 방식이 유력하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통합신당의 공동대표를 맡고, 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는 한쪽씩 나눠가지는 구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이 이끄는 민주평화당과의 연대도 모색 중이지만 당장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이번 합당 결정은 5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발언에서 어느 정도 감지됐다. 손 대표는 이날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며 “제3지대 중도통합이 긴밀히 협의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합 결정은 소속의원들의 연쇄 탈당을 막고 교섭단체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 동시에 손 대표는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이 주도하는 브랜드뉴파티와의 연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소속의원 이탈 막고 원내교섭단체 지위 유지 전략

5일 오전까지만 해도 바른미래당은 공중분해 위기에 휩싸였다. 손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이찬열 의원이 2월4일 탈당하면서 교섭단체(20석) 지위가 무너진데 이어, 당권파로 분류된 김성식 의원마저 이튿날인 5일 당을 떠났다. 6일에는 또 다른 당권파인 김관영 의원마저 탈당을 예고한 상태여서 연쇄 탈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바른미래당의 와해는 설연휴 직후인 1월 말부터 감지됐다. 손 대표의 최측근인 임재훈 사무총장, 채이배 정책위의장, 장진영 대표비서실장이 비대위체제 전환을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한 당내 핵심관계자는 “신진 세력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손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측근들을 내치기 시작했다”며 최근 당 사정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이 오죽하면 탈당계를 냈겠느냐. 그랬는데 손 대표가 어떻게 했나. 기자들에게 탈당 후 이 의원이 한국당으로 갈 거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냐. 그건 자신을 따르던 측근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손 대표를 비난했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오른쪽)가 1월16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오른쪽)가 1월16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당권파는 당초 손 대표 퇴진 이후 비상대책위를 가동해 영입한 신진세력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었다. 그런 다음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호남지역 정당과의 통합을 계획했다. 이와 동시에 시대전환, 브랜드뉴파티 등 정치신인들이 주도하는 신진정당과의 연대도 모색했다. 하지만 당 내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조정훈 시대전환 공동대표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뉴파티 등 신진정당과의 연대

손 대표는 여전히 대표직 고수 의사가 완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인사는 “손 대표는 망국적 이념주의, 지역주의를 깨부수고 중도실용정당이 자리 잡는 걸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다음 목표는 젊은 정치세력을 돕는 길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김관영 의원까지 당을 떠날 경우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17석으로 줄어든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6인(이동섭·김중로·이태규·김삼화·신용현·김수민 의원)은 손 대표가 주재하는 당내 활동에 일체 참여하지 않고 있다.

관건은 호남계 의원들의 행보다. 이들 역시 손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들마저 탈당하면 당에는 안철수계 의원들의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안철수계 의원들은 의총을 열어 자신들을 ‘셀프 제명’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일부 안철수계 의원들은 박선숙, 이상돈 의원에게 셀프제명을 위한 의총 참석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이상돈 의원은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권한으로 2년간 당원권이 정지됐고, 1월29일자로 회복됐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셀프 제명이 가능할까. 안철수계 비레대표 의원들은 호남계 의원들이 참여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바른미래당 당헌‧당규 상에서 국회의원 제명의 경우 '윤리위원회 징계→의원총회 제명'을 거치도록 돼있다.

윤리위 개최 여부는 오로지 손 대표의 몫이다. 윤리위가 징계를 심사ㆍ의결ㆍ확정한 후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해야 만 제명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계 의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총 결정만으로 제명이 가능한지 여부를 의뢰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년 전에도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이 셀프 제명을 추진했지만 윤리위 징계를 전제로 한다는 규정에 발목이 잡혀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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