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 불똥 튄 청와대…“사실 아니다”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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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미, 文 참석 거절…정신분열적 생각해”
정의용 “한·미동맹 저해…적절한 조치 기대”
트럼프 행정부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의 출간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의 출간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쓴 회고록이 공개되자 불똥이 청와대에도 튀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수행한 당시를 적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볼턴 전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 내용 일부가 보도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에 문 대통령이 참석 의사를 밝히자 “곧 성사될 것 같은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에 끼어들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도 상대해야 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랐지만, 문 대통령은 완강하게 참석하려고 했고 가능하면 3자 회담으로 만들려고 했다”면서 “김정은도 문재인 대통령이 근처에 오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고 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 청와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 청와대

정 실장과 나눈 대화도 회고록에 담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정 실장이 김정은이 하노이에 올 때 한 가지 전략(영변 핵 시설 포기)만 가져왔고 플랜 B가 없었다는 점에 놀랐다”면서 “정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분열적인 생각도 전했다”고 썼다. 이는 영변 핵 시설 폐기는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본 문 대통령의 뜻을 가리킨다.

정 실장은 입장문에서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면서 “이 내용은 어제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도 전달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한미 정상 간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11월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를 대상으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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