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사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대기업의 내부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근절을 위한 정부의 규제 강화가 효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2113곳의 일감 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내부거래 규모는 174조1238억원으로 2년 전인 2017년 170조5742억원에 비해 3조5496억원(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정위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된 오너 일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내부거래 규제 대상 기업은 전체 2113개 사 중 208곳이었다. 이들의 내부거래 규모는 전체 매출 74조630억원의 11.9%인 8조8083억원으로 집계됐다. 규제 대상 기업 수는 2017년 말 228곳에서 20곳으로, 내부거래 규모는 12조9542억원에서 4조1459억원(32.0%)으로 줄어들었다.
규제 대상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곳은 동원그룹이었다. 전체 매출의 91.9%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이어 삼양그룹(67.6%)과 하이트진로그룹(39.4%), 애경그룹(39.0%), 한진그룹(38.8%), 한국테크놀로지그룹(38.3%) 등 순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한화그룹과 LG그룹의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은 60.9%와 52.9%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내부거래 매출이 전무했다. 이어 SK그룹(-33.0%)과 넥슨(-35.5%), 호반건설(-26.4%), 현대백화점(-13.7%), 중흥건설(-13.5%), 아모레퍼시픽(-12.9%), 한국테크놀로지그룹(-12.6%) 등도 2년 사이 내부거래 비중을 크게 낮췄다.
오히려 내부거래 비중이 커진 그룹도 16곳 있었다. SM그룹(25.8%)과 세아그룹(22.2%), HDC그룹(20.7%), 한진그룹(19.4%), 하이트진로그룹(15.6%)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또 규제 대상 기업 수는 효성그룹이 15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흥건설·한국테크놀로지그룹(각 13곳), GS그룹(12곳), 애경그룹(11곳), SM·부영그룹(각 10곳)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