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이 2m 거리 두기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9 08:00
  • 호수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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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코로나19 ‘2차 유행’…장기전 대비해 사각지대 선제 대응해야

3월11일 서울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으로 3월초 300명 수준이던 수도권 감염자가 3월말 900명대로 뛰었다. 그 시기를 수도권의 코로나19 1차 피크라고 할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월 다소 잠잠하다가 5월 서울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등으로 수도권 코로나19 2차 피크가 시작됐다. 이런 시각에서 방역체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매달 약 500명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여파가 더 커지지 않도록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시각이다. 최근 쿠팡 물류센터 감염자와 10분간 대화를 나눈 사람과 그 가족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우주 교수는 “10분은 감염에 충분한 시간이다. 2m 이상 거리 두기를 못 할 상황이라면 대화할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즉 2m 거리 유지를 대신하는 것이 마스크 착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 혼잡 시간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한 탑승 제한이 실시된 5월13일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 혼잡 시간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한 탑승 제한이 실시된 5월13일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백신 없으면 코로나19, 2년 이상 지속

그러나 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나마 지하철, 버스, 실내에서는 냉방시설이 가동하므로 마스크를 착용하기가 수월하지만 야외에서는 습기나 땀도 찬다. 사람이 없는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었다가 사람이 오면 다시 착용하는 융통성을 가지면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수술용 마스크나 덴탈마스크는 통풍이 잘되고 호흡곤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KF80 이상 마스크를 사용하면 오히려 나는 안전할 것이라는 ‘가짜 안전감’에 빠져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럽, 주점, 교회, 콜센터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정부는 시설별 위험도를 평가해 지침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방역 사각지대를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노숙자 쉼터는 밀접접촉이 일어나면서도 의료혜택을 받기 힘든 곳이다. 또 농번기를 맞아 농촌으로 스며드는 이주 노동자가 많다. 최근 방글라데시 사람 2명이 확진됐다. 이와 같은 방역 사각지대를 찾아 선제적으로 대응할 때”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유행의 끝은 언제일까가 가장 궁금한 점이다. 국내외 전망 등을 종합하면 올해 안에 코로나19 종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코로나19 상황이 2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인구의 60~70%가 면역을 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2~3년 동안 크고 작은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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