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해남 생가터에 ‘인문학하우스’ 들어선다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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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영 생가터에 15억원 들여 건립, 올 12월 완공
생가터 복원계획 취소…“무소유 정신에 맞지 않아”

생전 ‘무소유(無所有)’ 주창자였던 법정스님(1932~2010)의 전남 해남 우수영 생가터에 스님의 정신을 기리는 인문학하우스가 들어선다. 당초 계획했던 법정스님 생가터 복원은 그의 철학인 무소유 정신과 취지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취소하고 대신 인문학하우스를 건립하게 된 것이다. 

6일 해남군에 따르면 문내면 우수영 선두리에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인문학하우스를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착공한 인문학하우스의 현재 공정률은 20%다.

해남 문내면 우수영 법정스님 생가터 ‘인문학 하우스’ 조감도. ⓒ해남군
해남 문내면 우수영 법정스님 생가터 ‘인문학 하우스’ 조감도. ⓒ해남군

군은 당초 법정스님 생가터 복원을 추진했으나 스님의 지론인 무소유 정신과 취지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수차례의 수정을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인문학하우스를 짓기로 결정했다.

생가터에는 법정스님의 상징인 빈의자가 놓이고 조망대와 생가 옆에 67.5㎡ 규모의 도서관이 건립된다. 도서관에는 미황사 금강스님이 소장한 스님의 책들로 채워진다. 유품 등의 전시를 추진했으나 무소유 정신 그대로 유품마저 많지 않아 인문학적 소양을 위한 서적으로 선회했다고 해남군은 설명했다.

앞서 해남군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스님 생가를 복원키로 하고 지자체와 군의원, 사회·기관단체장 등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민·관 등 15명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정관과 규약 제정 등을 거쳐 생가복원과 추모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해남군 관계자는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무소유 정신 취지에 맞게 인문학하우스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군 문내면 선두리 '법정스님 생가터' ⓒ시사저널 정성환
해남군 문내면 선두리 '법정스님 생가터' ⓒ시사저널 정성환

해남군 문내면 선두리에서 태어난 법정스님(속명 박재철)은 평소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실천했으며 지난 2010년 3월 입적했다. 법정스님은 우수영 초등학교를 졸업(25회)한 뒤 당시 6년제 목포상업중학교에 진학했고, 이후 전남대 상대에 입학해 3년을 수료·중퇴했다.

법정스님은 학문에 매진하며 틈만 나면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가 계시는 고향 우수영 선두리 생가를 자주 찾았다. 그 때마다 추억어린 당시 모교 교정을 거닐고, 생가가 있던 선두리 바닷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모교와 바닷가 선두리는 법정스님의 감수성을 길러주는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곳이었다. 

대학교 3학년이던 1955년 출가한 법정스님은 수십 권이 넘는 저서를 통해 ‘무소유 사상’과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을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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