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장례 셋째날 각계 조문…‘삼성 저격수’ 박영선 “높이 평가”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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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 고인 애도하며 “재벌개혁 잊히면 안 되는 화두”
구광모 LG 회장 등 정·재계 인사 및 문화예술인 추모 행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7일 오전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7일 오전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 사흘째인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재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8분께 동행없이 혼자 빈소를 방문해 약 20분 동안 머물렀다. 구 회장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키신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 (이건희 회장은) 재계의 큰 어르신"이라며 "재계 어르신 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 주시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범LG가(家)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구자열 회장은 취재진에게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생각한다"고 짧게 말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등도 조문했다.

정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5분께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30여분 간 조문했다. 박 장관은 조문 후 "마침표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누구나 한번쯤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님의 마침표는 반도체에 대한 진한 애착이 만든 글로벌 기업 삼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30여년 전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한 통찰력이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며 "그 통찰력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015년 국회의원이던 당시 당 차원에서 발족한 재벌개혁특위의 위원장을 맡아 삼성 등 재벌을 겨냥한 개혁 입법을 주도하며 '삼성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날 빈소를 찾은 박 장관은 '삼성과 인연이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재벌개혁은 잊히면 안 되는 화두"라며 "재벌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빈소를 찾은 심재철 전 의원은 "어제 워낙 사람이 많이 밀려서 문상을 못했다"며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 쓰러지니 참 안타깝다. 우리 경제를 일으켜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도 이날 오전 조문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저희 부친 조문도 해주셨고, (이재용) 부회장께서 어머니(이희호 여사)상에서 조문해주셨다"며 "당연히 제가 와서 조문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김유철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홍구 전 총리, 정운찬 전 총리, 송철호 울산시장 등도 방문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27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27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예술인과 체육인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날 빈소에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2)와 피아니스트 백건우(74), 조성진(26)이 방문했다. 백건우와 정경화는 각각 2000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부친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며 만든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다. 백건우는 심경을 묻는 말에 "아버님을 잃은 것 같다. 다른 말 할 것도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고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사랑한다"고 답했다. 체육계에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국내 체육회를 대표해 조문했다.

응우옌 부 뚱 신임 주한 베트남대사와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 대사,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스페인대사, 요안느 돌느왈드 주한 네덜란드 대사 등 외국 대사들도 자국을 대신해서 빈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에는 이 회장이 입교한 원불교의 최고지도자인 전산(田山) 김주원(71) 종법사가 찾아와 고인을 기리기도 했다. 이 회장은 생전 원불교가 교단 발전에 기여하고 덕망이 높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인 '대호법(大護法)'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의 발인은 28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 대각전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분향소가 마련돼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 대각전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분향소가 마련돼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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