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역대급 ‘돈 풀기’ 예고…전 국민에 1400달러 추가 지급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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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타개위해 2000조원 규모 부양책 제시
백신 접종도 속도…첫 정치력 시험대 오를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 예산안을 제시했다. 2조 달러에 육박한 예산안을 가동해 코로나19 퇴치와 경제 재건을 빠른 시일 내에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이 국가채무 증가에 우려를 표하고 있어, 삭감없이 예산안을 확정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CNN방송과 AP통신 등 미 주요 언론은 바이든 당선인이 14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1조9000억 달러(2082조원) 규모의 전염병 억제 및 경기부양 예산안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현재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반영하 듯 예산안을 '미국 구조 계획'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경기침체를 '쌍둥이 위기'로 규정하고 "허비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1조9000억 달러 중 4000억 달러는 전염병 퇴치를 위한 백신 접종 등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경제 재건과 주정부 등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경기 부양책에는 전 국민에게 1인당 1400달러(154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 말 5차 경기 부양책에 따라 의회를 통과한 600달러까지 더하면 총 개인당 2000달러(22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600달러로는 임대료 지불이나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최대 2000달러까지 추가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 주당 400달러의 실업급여를 추가 지급하고, 세입자에 대한 퇴거 및 압류 중단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예산안에 반영하진 않았지만 최저시급을 기존 7.25달러에서 15달러로 2배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해 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그는 "주당 40시간 일하는 누구도 빈곤선 이하로 살아선 안 된다"며 사람들이 통과되기 힘들다고 말하지만 플로리다주에서는 처리됐다고 한 뒤 "나머지(지역)도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뉴어크 AFP/Getty=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11일 델라웨어주의 한 병원에서 공개적으로 미 제약회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11일 델라웨어주의 한 병원에서 공개적으로 미 제약회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 ⓒ AFP 연합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 백신 접종과 진단 검사를 확대하고 역학조사 강화를 위해 10만 명을 추가 고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집단면역 구축을 위해 취임 후 100일 내에 1억 회 분의 백신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와 함께 고용 창출과 제조업을 재건하기 위해 취임 후 추가 지출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산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며 "수백만 개의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지원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을 내고 바이든 당선인의 경기부양책이 올바른 접근법이라며 입법화를 위해 신속히 노력하겠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은 대규모 경기부양안이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제기하며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상황이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당초 3조4000억 달러, 공화당은 5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안을 주장했지만, 의회는 줄다리기 끝에 결국 지난달 말 9000억 달러 수준에서 합의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공화당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이후 추가 부양책을 마련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미 주요 언론은 이번 예산안 통과 여부가 바이든 당선인의 첫 정치력을 시험할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이 정치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의제를 장악하기 위한 본격 활동에 닻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집중하고 있어 이번 부양안의 통과 시기를 낙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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