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동이 물건인가” 나경원·금태섭, 文대통령 발언 맹비난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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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신년 회견서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野 “대단히 심각한 실언…즉각 철회하고 사과해야”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13일 이태원 식당가 거리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1월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아동학대 재발방지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범야권 후보들은 잇달아 문 대통령을 비판하며, '파양' 관련 부적절한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실적으로 파양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 쳐도, 그것을 대통령이 '개선책'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직격했다. 

나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면서 여전히 지금의 혼란과 불신, 국민적 실망의 본질적인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발언은 바로 입양에 관한 것이었다. 입양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 한 대통령 발언은 너무나 끔찍하게 들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양아동에게 가장 큰 상처와 시련은, 바로 입양 부모조차 자신을 떠났을 때"라며 "입양 6개월 만에 파양된 아이가, 여전히 입양 부모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뉴스로 보며 모든 국민이 가슴으로, 마음으로 울었다. 심지어 ‘내가 잘 못해서...’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죄책감은 어른들을 죄스럽게 만든다"고 적었다. 

나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은 오늘 대단히 심각한 실언을 했다"며 "해당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에서 강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의 입양 제도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금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예상하지 못한 질문도 아니었을 텐데, 인권의식이 의심스럽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나"고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은 "실시간 기자회견인 만큼 말꼬리잡기보다는 답변 내용의 맥락과 취지를 감안해서 평가해야 하지만 이 부분만은 도저히 넘어가기가 어렵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양부모의 상습 학대에 시달리다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양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아동학대 관련 제도와 입양 절차 등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입양의 경우에도 사전에 입양하는 부모들이 충분히 입양을 감당할 수 있는지 상황들을 보다 잘 조사하고, 초기에는 여러 차례 입양 가정을 방문함으로써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는지,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여러가지 방식으로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해 나가면서 입양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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