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가 70%인 ‘이석증’은 무엇?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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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야 흔들리고, 극심한 어지럼증·구토 유발 등
급성 발병해 증상 심각하면 곧바로 병원 치료받아야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머리를 움직일 때 눈앞이 빙글빙글 돌고, 어지럼증이 극심하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높다. 어지럼의 원인 질환 중 30~40%가 이석증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이석증은 여성에게서 잘 나타나기 때문에, 여성이라면 이런 증상을 겪을 경우 이석증을 의심해볼 만하다. 이때는 당장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석증은 귓속 ‘칼슘 부스러기’인 이석이 균형유지 기관인 반고리관에 들어가며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Adobe Stock

▲ 이석증이란?

이석증의 정식 명칭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이다. 이석증은 쉽게 말하면 귓속 균형감각 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발생한다.

사람의 귀에는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고 그 안에 ‘칼슘 부스러기’인 ‘이석(耳石)’이 있다. 이석증은 이석이 반고리관 내부로 흘러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반고리관은 사람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뇌에 인지시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물이다.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반고리관의 균형 유지 감각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이석증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기본적으로 머리의 움직임과 관련이 크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갑자기 일어서거나, 머리를 강하게 움직일 때, 고개를 젖혀 하늘을 바라볼 때 등의 상황에서 이석증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극심한 스트레스, 만성피로, 퇴행성 변화 등의 원인도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 세상이 ‘빙글빙글’, 심하면 구토까지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경미할 수도, 심각할 수도 있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의 특징은 시야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인데, 마치 ‘코끼리 코 돌기’를 한 뒤의 느낌이다. 증상이 심하면 구토 유발이나 식은땀을 호소하기도 한다.

다행히 어지럼증은 오래 가지는 않는다. 보통 시작된 후 1분 이내에 멈추고, 머리를 가만히 두면 증상이 완화된다. 문제는 이석이 반고리관에 있는 상황에서는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 점점 많아지는 국내 ‘이석증’ 환자

국내 이석증 환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는 2015년 30만9449명, 2017년에는 35만3364명, 2019년 39만5510명으로 5년 새 약 28%가 증가했다. 

특히 여성과 4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했다. 2019년 기준 전체 환자 39만5510명 중 여성 환자가 27만9956명으로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했다. 

 

▲ 병원 가 치료받아야…통증 없는 ‘이석정복술’

이석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낫다. 보통 가만 놔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지만, 그 기간 어지럼증이 반복될 수 있다.

병원에서 ‘이석정복술’을 받으면 곧바로 치료될 가능성이 90%다. 이석정복술은 이석 입자를 제 위치로 돌려보내기 위해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법이다. 의사가 머리를 움직여 이석을 제 위치에 넣는 것이다. 치료 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통증은 없고, 다만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다.

이석증은 한 번 발생하고부터는 재발률이 높다. 독일 뮌헨대 신경과 연구진이 이석증 환자 125명을 6~1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5년 이내 평균 재발률이 33~50%였다. 재발할 경우에도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머리를 갑자기 움직이지 않고,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일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귀 압력을 높여 전정기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개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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