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근 사천시장 “올해 시정 핵심은 민생경제 회복이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7 13:00
  • 호수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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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도근 경남 사천시장 “사천의 성장 로드맵 완성할 것”

송도근 경남 사천시장을 만나기 위해 사천시청 집무실을 찾은 것은 2월1일이었다. 2021년 새해가 한 달 지난 때였다. 하얀 와이셔츠 위에 민방위복 차림인 그는 “돌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크고 작은 집단발병 등 아직 변수가 많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건설교통부 관리관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2006년 사천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치인으로 전향했고, 2014년 첫 당선돼 현재 연임 중이다. 송 시장은 인터뷰 전에 자신이 준비한 A4 용지를 펼쳐 들었다. 거기에는 인터뷰를 위해 써온 글이 빼곡했다. “인터뷰는 언제나 긴장된다”던 그는 올해 시정 방향을 묻자 눈빛부터 달라졌다. 1시간 동안 진행된 대화 가운데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민생경제 회복’이었다. 송 시장은 “코로나19 대응과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경제 회생에 중점을 두고 사천의 성장 로드맵을 완성하겠다는 의지였다. 

송도근 경남 사천시장 ©사천시
송도근 경남 사천시장ⓒ사천시

올해 시정의 중점시책은 무엇인가.

“당연히 코로나19 대응과 민생경제 회복이다. 올해 사천시의 내외적인 상황이 상당히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로 세입이 감소하고, 교부세 등 의존 재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한마디로 재정적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올해 예산을 코로나19 극복과 지역경제 회생에 초점을 두고 편성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천의 성장동력을 살리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지속될 때는 특히 더 그렇다. 그래서 사천시는 항공산업과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시민이 체감하는 안정된 생활문화 확산에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사천시는 성장동력을 살리는 데 정책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보잉737 MAX 운항 중단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 탓에 항공우주산업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사천과 항공 제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난해 11월 한국항공서비스는 연간 정비 능력 100대 수준의 민항기 정비동을 준공해 항공MRO 중심지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앞서 지난해 8월 KAI 우주센터가 준공되면서 중형위성 개발과 양산체제도 갖췄다. 사천시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사천시는 우선 코로나19와 보잉737 Max 사태 피해 기업의 회복을 위해 최대 1억원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한다. 항공산업 장기 유급휴가자 69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직업훈련 사업에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항공산업 위기 극복을 돕겠다. 창업기업의 신규고용 확대를 위해 1인당 50만원을 지급해 지역 고용안정에도 힘쓰겠다.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사천시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용현면 일원에 조성 중인 경남항공 국가산업단지를 2022년 차질 없이 준공하는 동시에 기업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항공 공급망(GVC)이 새롭게 재편되면 사천 항공기 제조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공정개선과 설비투자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기업들이 요청한 검·인정 수수료 지원사업비 2억원을 올해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항공우주산업 중심도시 사천이 현재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면, 그 정도로는 준비가 부족하지 않을까.

“맞다. 지역 항공부품업체 생산 역량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간 240억원을 투자한다. 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 내에 항공기 복합재 부품 시험평가 분석 시스템을 올해 구축할 예정이다. 또 설계부터 제작, 시험평가 전 공정을 지원하는 항공기 구조물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반 구축 사업에도 3년간 9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지역 항공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항공부품기업 직수출 컨설팅 사업, 글로벌 마케팅 지원 사업에 총 25억원을 지원한다.” 

올해 사천에 아쿠아리움이 들어선다. 사천시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아는데, 관광 명소인 케이블카와 함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적극적인 민간자본 유치의 결과다. 올해 4월 개장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사천 아쿠아리움은 초양도에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로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은 45%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다’라는 뜻의 ‘아라’와 ‘하늘’이라는 뜻의 ‘마루’를 합쳐 ‘사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으로 이름을 정했다. 단순하면서도 어감이 좋다. 이곳은 국내의 희귀 어종을 체험할 수 있고 관람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사천바다케이블카와 관광상품으로 연계하면 해양관광도시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사천공항의 서울, 제주편 신규 취항은 관광산업에도 호재로 보인다. 

“교통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무엇보다도 지역경제·관광산업 등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항공노선이 직격탄을 맞아 중단되거나 감소했는데, 사천공항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천에서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모든 노선이 약 7개월간 중단됐다. 현재 사천~김포 노선은 평균 80%를 넘는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천~제주 노선은 지난해 대한항공의 탑승률이 80%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하이에어 혼자만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LCC항공사가 사천~제주 노선 외에 사천~김포 노선 연계 운항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되면 사천의 하늘은 지금보다 더 많은 여객기가 뜨고 앉아 사천공항이 더욱 활기찬 모습을 보일 것이다.”

제주 바닷길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 

“안타깝게도 사천과 제주를 잇는 뱃길은 2014년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중단됐다. 그런데 최근 한 기업이 올해 취항을 예고하면서 다시금 뱃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천과 제주를 오가는 해당 카페리는 승선원 891명과 4.5톤급 화물트럭 150대를 탑재할 수 있는 2만500톤급 대규모 선박이다. 현재 막바지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마치면 시험운항을 거쳐 3월말 사천~제주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사천~제주 바닷길이 재개통되면 사천시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바다로 제주도를 갈 수 있다. 이는 그야말로 해양관광 도시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며, 지역경제와 관광산업 발전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내 관광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화물 운송량도 상당히 증가할 것이다. 그리하면 남해고속도로에서 삼천포항까지 도로 접근성이 좋은 사천이 제주도 관광객과 화물운송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역사회에 불어올 활력이 벌써 느껴진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나긴 어둠을 뚫고 희망찬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는 끈기 있고 부지런한 소의 기운을 받아서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을 성취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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