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오르는 임세령 대상 전무, 그를 향한 시선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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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능력에 따라 붙는 의문부호
임세령 대상 전무 ⓒ대상 제공
임세령 대상 전무 ⓒ대상 제공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대상 전무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등기이사에 오른다. 이사회를 통해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한발 앞서 대상 등기이사로 선임된 동생 임상민 대상 전무와 함께 본격적인 자매경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임세령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대상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는 임상민 전무로 알려졌다. 임상민 전무는 2007년 대상그룹 계열 투자사인 UTC인베스트먼트의 투자심사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지분 승계도 임상민 전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그는 현재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 36.71%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반면 임세령 전무는 대학생 재학 중이던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결혼해 10년 이상을 가정주부로 살아왔다. 임세령 전무의 지분율은 20.41%다. 임상민 전무와 비교되는 지점이다.

임세령 전무는 뒤늦게 경영에 참여했다. 그가 대상그룹에 합류한 건 이 전 부회장과 이혼한 2009년 이후다. 2010년 경영에 일부 관여하기 시작한 데 이어 2012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책으로 대상에 입사하며 공식적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2016년부터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과 계열사인 초록마을의 마케팅담당 중역, 대상홀딩스 전략담당 중역을 역임하는 등 보폭을 넓혀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세령 전무의 등기이사 선임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경영 능력과 관련해서다. 대상그룹은 2009년 대상HS를 통해 동남아시아 음식전문점인 ‘터치 오브 스파이스’를 개점하며 외식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5년 내 매장을 50곳까지 늘리고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임세령 전무는 2010년부터 '터치 오브 스파이스'를 통한 외식사업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줄줄이 폐점 절차를 밟았다. 서울 종로구의 1호점은 2010년 5월, 서울 명동의 2호점도 2012년 4월 문을 닫았다. 또 2010년과 2011년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서울 신사동에 문을 연 ‘터치 오브 스파이스 데일리’와 ‘터치 앤 스파이스’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그 끝에 결국 대상그룹은 외식사업을 정리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임세령 전무의 등기이사 선임은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며 법적 책임을 함께 지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임세령 전무는 ‘터치 오브 스파이스’ 사업에 합류한 뒤 무리한 확장을 자제하도록 했다”며 “이후 외식사업 확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사업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업 정리 직후인 2013년부터 동반성장과 골목상권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대기업의 외식사업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면 회사 내부에서는 당시 임세령 전무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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