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노조, 오토바이 진입 막은 아파트에 “갑질 멈춰달라”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3.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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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측 “주민 안전과 배달원 흡연 문제 때문”
3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라이더유니온이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을 향한 폭행과 갑질을 멈춰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라이더유니온이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을 향한 폭행과 갑질을 멈춰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이 오토바이 진입을 막다가 배달원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아파트 측에 "갑질을 멈추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2월21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 상가에 방문한 배달원이 경비원으로부터 출입을 제지당하다 넘어져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며 해당 아파트 측에 사과와 함께 배달 오토바이 출입을 막은 정당한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아파트 입구와 상가까지는 차도로 연결돼 있어 오토바이 통행에 무리가 없는 곳"이라며 "실제로 택배 차량도 자유롭게 드나들고 인도와 분리돼 있어 주민들의 안전상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배달 오토바이의 진입을 막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는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며 반박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택배 차량이나 승용차는 진입하더라도 인도 위로 올라가지 않지만, 배달 오토바이는 다르다"며 "무분별한 운행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부터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상의 이유 외에도 배달원들의 단지 내 흡연 문제 등으로 주민 민원이 이어져서 어쩔 수 없이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한 아파트 경비원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2월 초 국가인권위원회에 아파트 103곳의 입주자대표회를 상대로 '갑질 근절'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지목한 아파트는 주로 배달 노동자들에게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토록 하거나 헬멧 착용을 금지하는 등의 갑질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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