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안 되고, 집값 비싸고…미혼 30대 절반은 ‘캥거루족’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3.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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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인 40~44세 44%도 부모와 동거
주거·고용 불안 더불어 ‘결혼 인식’ 변화도 원인
2020년 11월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를 둘러보는 청년들 ⓒ시사저널 이종현<br>
3월30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 실린 통계자료에 따르면, 30대 미혼인구의 절반 이상이 주거·고용불안 등으로 인해 부모에게 독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작년 11월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 전경 ⓒ시사저널 이종현<br>

청년층의 주거·고용 불안이 장기화 되면서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30대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인 40대 초반의 경우에도 44%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아 점점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 따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함께 사는 인구의 비율이 54.8%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개발원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20%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의 세대 유형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대상 전체로 보면,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의 비율은 62.3%였다. 

연령집단별로 보면 30~34세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은 57.4%, 35~39세는 50.3%였다. 미혼인 40대 초반(40~44세)의 경우도 44.1%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경우 42.1%가 비취업 상태로, 경제적 자립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취업자 비율은 57.9%에 그쳤다. 

미혼 인구가 독립을 하지 않는 데는 고용·주거 불안뿐 아니라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조사 기준으로 30~44세 미혼 여성 61.6%, 남성 45.9%가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응답한 비율도 여성 15.5%, 남성 6.4%로 나타났다. 결혼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라는 이유를 1순위로 꼽았다.  

박시내 통계개발원 서기관은 “청년층의 고용불황과 치솟는 주거비용이 결혼의 진입장벽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며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세대에게서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급증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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