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전면 지원하고, 與 이재명과는 각 세워
차기 대선을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리던 야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장으로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등장에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신발끈을 조이며 보궐선거 이후 본격 대권 행보를 예고했다.
최근 유 전 의원은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서울시장 선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활발한 라디오 인터뷰와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는 등 선거 승리를 지원하며 당 내 기반을 닦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권 도전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미 여러 번 뜻을 굳혔고, 이번이 제 정치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 나름 강점을 가진 경제 분야, 특히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 문제에 맞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이런 행보는 윤 전 총장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이달 초 검찰총장를 사임하자마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꾸준히 대선 출마 의지를 내보였던 유 전 의원 입장에서는 대권 후보로 급부상한 윤 전 총장보다 빨리 당내 대권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동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등장을 반기면서도 ‘라이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전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은 좋은 야권 후보이자 강력한 경쟁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야권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 저를 포함해 윤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게 국민의힘을 열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지사의 대표적 정책인 기본소득을 비판하며 “정말 어려운 분들을 2배, 3배 도와드릴 수 있는데 이 지사는 왜 똑같이 나눠주자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이 지사는 악성 포퓰리스트”라며 “저는 이 지사와는 정책적으로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