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성주호 품은 성주의 ‘비대면 안심여행지’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21.04.04 14:00
  • 호수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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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환 경북 성주군수가 추천하는 지역 내 ‘안심여행 12선’

도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자연과 가까운 곳. 최근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여행의 최우선 조건이다. 이 같은 조건을 고루 충족시켜주는 비대면 시대 최고의 관광지로 경북 성주가 각광받고 있다. 성주는 가야산과 성주호를 품은 국내 대표적인 자연관광 명소다. 이병환 군수가 비(非)밀집 장소이자 자체 방역이 우수한 안심여행지로 ‘성주 안심여행 12선’을 소개했다. 

 

■ 500년 왕버들이 속삭이는 ‘성밖숲’

천연기념물 제403호인 성밖숲은 2017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2018~21년에는 대한민국 생태테마관광지로 선정됐다. 이곳에는 500년 긴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신비롭고 기이한 형상의 52그루의 왕버들이 모여 산다. 성밖숲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위용을 뽐낸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여름이다. 맥문동은 매년 7~8월이면 성밖숲을 시원한 보랏빛으로 물들이는데, 짙푸른 왕버들과 보색(補色)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 덕분에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찾아온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천혜자연의 힐링쉼터 ‘가야산 만물상’

조선 8경이자 한국 12대 명산인 국립공원 가야산은 변화무쌍한 산세에 검붉은 기암절벽이 하늘을 찌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가야산 만물상은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의 전설과 바위들이 만 가지 형상을 이뤄 만물상이라 불린다. 이곳은 2010년까지 약 40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원시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어 금강산의 만물상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아름다운 가야산의 천혜자원이다. 이곳 면적의 약 60%가 성주군에 속해 있고,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1433m)도 성주군에 위치한다. 

가야산 여신의 생명이 넘치는 정견모주길ⓒ성주군청
가야산 여신의 생명이 넘치는 정견모주길 ⓒ성주군

■ 가야산 여신의 생명이 넘치는 ‘정견모주길’

정견모주길은 국립공원 가야산 속에 숨어 있는 진주다. 봄에는 연분홍빛 진달래가 흐드러지고, 그늘이 계속되는 숲길과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가득하다. 이곳은 그야말로 생명의 기운이 넘실댄다. 숲속 곳곳에 위치한 정자와 포토존에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고, 야생화식물원으로 향하면 짚라인 등 아이들 숲속 놀이터가 흥미롭다.

 

■ 야생화의 천국 가야산 ‘야생화식물원’

해발 550m에 위치한 가야산 야생화식물원은 실내전시관·야외전시관·온실·전시 및 판매장으로 구성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주군은 지난해 이곳에 ‘장애가 없는 길’을 뜻하는 무장애나눔길을 만들었다. 이 길은 장애인·노약자·임산부 등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고의 드라이브코스 성주호 둘레길과 무흘구곡ⓒ성주군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성주호 둘레길과 무흘구곡 ⓒ성주군

■ 드라이브 코스 ‘성주호 둘레길’과 ‘무흘구곡’

성주의 명소 무흘구곡과 성주호 둘레길의 드라이브 코스는 하나의 길 안에 있다. 아라월드 입구에 들어서자 만나는 성주호 둘레길은 호반을 끼고 이어지는 숲길이다. 이 길은 숲으로 호수로 구불구불 이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자동차로 59번 국도를 따라 북진하다가 30번 국도와 만나는 교차점에서 서남쪽으로 우회전하면 성주호를 끼고 돌게 된다. 이 길은 매년 봄 벚꽃 터널로 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는 길이다. 최근 드라이브 스루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성주댐을 지나 김천시 증산면 청암사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의 입구를 지나면 무흘구곡을 만날 수 있다. 그중 드라이브 코스에 있는 것은 3곡 배바위와 4곡 선바위다. 

태교의 필수 여행지 세종대왕자태실ⓒ성주군
태교의 필수 여행지 세종대왕자태실 ⓒ성주군

■ 태교의 필수 여행지 ‘세종대왕자태실’

생명문화공원 주차장에서 태실문화관으로 들어가면 중요하지만 잊혔던 역사 이야기가 실감 나게 펼쳐진다. 특히 배아 모양으로 만들어진 조선왕조의 태실 모형도 구경할 수 있다. 태실 수호사찰인 선석사에 올라 태봉을 바라본 후에 태실로 향하면 생명과 ‘나’의 소중함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태실에는 세종대왕의 18왕자와 원손 단종의 태실 등 19기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왕자태실이 온전하게 군집을 이룬 형태로 문화재 가치가 높다.

고즈넉한 돌담길의 정취가 묻어나는 한개민속마을ⓒ성주군
고즈넉한 돌담길의 정취가 묻어나는 한개민속마을 ⓒ성주군

■ 고즈넉한 돌담길의 정취 ‘한개민속마을’

한개민속마을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55호로 6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성산이씨 집성촌이다. 하회마을·양동마을과 더불어 우리나라 7대 민속마을 중 하나다. 경북도 지정문화재 9채와 6채의 재실을 포함한 총 75채의 초가집·기와집 등이 돌담길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선현의 숨결과 멋스러움 ‘회연서원’과 ‘봉비암’

회연서원은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한강 정구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고 유학 교육을 위해 제자들이 세운 서원이다. 이른 봄이면 회연서원은 새하얀 눈꽃으로 가득하다. 서원 뒤쪽 산책로를 오르면 대가천의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무흘구곡 제1곡인 봉비암이 자리 잡고 있다. 봉비암에 오르면 대가천의 물소리와 숲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옛 선현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

 

■ 근심을 씻어주는 ‘포천계곡’과 ‘만귀정’

포천계곡은 가야산국립공원을 타고 내려오는 줄기다. 전장이 무려 7km에 달한다. 포천계곡은 바위에 청색 무늬가 있어 마치 베(布)를 널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조선 후기의 문신 이원조(1792~1871)가 만년을 보낸 만귀정(晩歸亭)이 숨은 관광지로 많은 이들을 사랑을 받고 있다. 만귀정 옆 만귀폭포의 세찬 기운은 여행객들의 근심을 씻어주고 있다.

 

■ 일출이 아름다운 ‘독용산성’

독용산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 줄기인데, 해발 955m 정상부에 독용산성이 위치하고 있다. 이는 가야시대 토성으로 둘레가 7.7km다. 영남지방 산성 중 가장 큰 규모다.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는 곳이다. 산세가 아름답고 완만하며, 자동차나 자전거로 산 중턱까지 임도로 이동할 수 있어 개인부터 가족 단위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산행 장소다. 특히 새벽녘 독용산성자연휴양림에서 산책하듯 걸어 오르면 웅장하게 복원된 아치형 동문에서 일출을 바라볼 수 있다.

도심 공원형 복합문화공간 성주역사테마공원ⓒ성주군
도심 공원형 복합문화공간 성주역사테마공원 ⓒ성주군

■ 도심 공원형 복합문화공간 ‘성주역사테마공원’

지난해 10월말 준공된 성주역사테마공원은 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로 위상을 떨쳤던 성주목의 옛 모습인 성주읍성 북문과 성곽이 자리 잡고 있다. 조선 전기 4대 사고 중 하나인 성주사고와 조선시대 전통 연못인 쌍도정도 있다. 특히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성곽과 문루를 비춰 고즈넉한 야간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 전국 유일의 생·활·사(生活死) 문화유적의 완결판 ‘성산동 고분군’

성주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일생인 태어남·삶·죽음의 상징성을 지닌 생·활·사(生活死)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다. 생명 탄생의 세종대왕자태실, 수많은 인재를 길러내고 조선시대 반촌의 원형을 간직해 온 삶의 공간인 한개마을, 가야의 혼을 간직하고 있는 성산동고분군은 죽음의 영역으로 생명의 존귀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임시 개관한 성산동 고분군 전시관은 성주 지역 고대생활사·고분·출토유물전시·역사체험놀이 등 성주의 고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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