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선거’ 된 서울시장 보선…“자고 나면 거짓말” vs “입만 열면 내곡동”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3.3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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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간 고성 오가…네거티브 공방 책임 상대편에 돌리기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을 놓고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밤 두 번째 TV 토론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의혹'을 두고 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내곡동 이슈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다른 이슈들을 삼킨 형국이다. 

박 후보는 3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자 토론회 기조연설에서부터 "내곡동 땅 문제, 이것은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다. 자고 나면 거짓말"이라며 해당 문제에 대해 공세를 예고했고, 이에 오 후보는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토론의 쟁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처가 땅이 속한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고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했느냐 여부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는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 풀리는 것을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그린벨트를 풀 때 시장으로서 내 땅이 거기 있다고 밝혔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제안서를 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며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는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거짓말하는 후보를 시장으로 뽑았을 때 우리는 미래 세대에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논란이 된 내곡동의 땅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 후보 처가 땅뿐만 아니라 이상득 전 의원 사유지,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저 땅도 붙어있다"며 "결국 MB 패밀리와 MB 황태자의 땅들이 붙어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오 후보는 "당시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시 주택국장 전결로 결정됐다"고 기존 해명을 고수하며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고 반박에 나섰다.

오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는 제가 시장이 되기 전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국토부에 제안해서 시작된 것"이라며 "국토부와 SH가 계속 논의했기 때문에 서울시 주택국장이 제게 보고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땅은 처가가 상속받은 땅을 갖고 있다가 정부 방침에 의해 강제 수용을 당한 것"이라며 "돈을 벌려고 특혜 받은 것처럼 하는 것은 모함도 지독한 모함"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 후보가 "문제 제기한 분들이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자, 박 후보는 "이것은 협박하는 것"이라고 큰소리치며 후보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후보는 "흥분한 것 같은데 이는 거짓말 콤플렉스 같다"고 공격했고, 오 후보는 다시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는 생각"이라며 맞받아쳤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후보는 공약 정책이 아닌 소모적인 네거티브 공방에 토론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두고, 상대편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오 후보는 "입만 열면 내곡동 이야기로 가는데, 제가 박 후보에 대해서 단 한마디라도 부정적이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얘길 한 적이 있나"라며 "마음가짐을 좀 바꿔서,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셨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자신이 일본 도쿄에 보유했던 아파트를 오 후보 측 캠프에서 먼저 부각시켜왔다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자신의 해당 논란이 "이명박 정권 시절 저희 가족이 고통 받고 사찰 받은 증거물"이라며 "오 후보 측이 내곡동 땅 사건을 덮기 위해 끄집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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