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복 광양시장 “특혜 시비 부인 땅, 사회에 환원”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4.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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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개설 고대하는 진상·진월 주민과의 약속 물거품 우려”
“빠른 시일 내 매각, 전액 어린이보육재단·백운장학재단에 기부”

부동산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인 정현복 전남 광양시장이 시사저널의 단독 보도로 도로개설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인 소유의 땅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사저널 3월 29일 보도 ‘[단독] 광양시, 이번에는 시장 부인 땅에 관통 도로 낸다’ 기사 참조) 

정 시장은 5일 입장문을 통해 “도로개설 등 계획된 주민 숙원사업이 원만히 추진되고 도로 주변의 땅을 소유하고 계시는 주민의 기대감을 꺾을 수 없어 부인 명의의 광양시 진월면 신구리 땅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이해충돌' 논란에 휘말린 정현복 광양시장 ⓒ광양시
부동산 '이해충돌' 논란에 휘말린 정현복 광양시장 ⓒ광양시

해당 토지는 정 시장의 부인이 매입한 곳으로, 광양시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상 이천~진월 신기 간 군도 6호선 도로개설 공사를 하는 것과 관련 특혜성 시비가 일어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정 시장은 “퇴임 이후 광양에서 살면서 촌부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신구리 땅에 식재된 매실나무에 거름도 주며 농사를 짓고 있었다”며 “그러나 도로개설 계획으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저의 땅으로 인해 사업을 고대하고 계시는 진상면과 진월면 주민과의 약속된 사업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사회 환원 배경을 설명했다. 

정 시장은 이어 “시민의 행복이라는 큰 명제 앞에 오래 전부터 계획된 주민 숙원사업은 추진돼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 매각을 추진해 전액을 어린이보육재단과 백운장학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도로 개설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전남 광양시 진월면 신구리 정현복 광양시장 부인 땅에 최근 식재한 것으로 보이는 매실나무 묘목이 군데군데 심어져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도로 개설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전남 광양시 진월면 신구리 정현복 광양시장 부인 땅에 최근 식재한 것으로 보이는 매실나무 묘목이 군데군데 심어져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앞서 정 시장 부인 최아무개(68)씨는 지난 2019년 8월 광양시 진월면 신구리 땅 3000여평을 평당 7만원에 2억 900만원을 주고 인근 사찰 관계인으로부터 매입했다. A씨는 지적도상 논[畓]으로 등록된 신구리 1167~9번지 등 3개 필지에 매실 농사를 짓겠다고 영농계획서를 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토지가 습해 매실농사 짓기에 부적합 데다 통작거리가 10km가 넘는 광양읍에 거주하는 60대 후반의 시장 부인이 직접 영농했는 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광양시가 예산 367억원을 들여 최씨의 땅을 지나가는 진상면 금이리 이천 마을에서 진월면 신구리 신기마을 구간에 길이 3.5km, 폭 8m 규모의 2차선 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현재 지난해 4월 착수한 실시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며, 계획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보상협의를 끝마친 뒤 2023년 공사를 착공해 2025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광양시는 최씨가 땅을 구입한 이듬해인 지난해 4억원, 2021년 2억5000만원의 용역비를 편성하는 등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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