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고분양가 논란…정부 “시세 60~80% 수준”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7.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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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주변 시세 따라 수요자 체감 분양가 다른 듯”
7월16일부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사진은 6월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과 목동, 김포한강신도시 전경 ⓒ연합뉴스
7월16일부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사진은 6월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과 목동, 김포한강신도시 전경 ⓒ연합뉴스

오는 16일부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가운데 분양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단지와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시세의 60~80% 수준”에서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3기 신도시의 1차 사전청약이 오는 16일 시작된다. 올해 사전청약 물량은 총 3만200가구로 이달 열리는 1차 청약을 시작으로 10·11·12월에 차례로 이어진다. 1차 청약 물량은 총 4333가구로, 인천 계양(1050가구)·남양주 진접2(1535가구)·성남 복정1(1026가구)·위례신도시(418가구)·의왕 청계2(304가구) 등 5개 지역이다. 

이날 국토부가 공개한 1차 청약 물량 추정 분양가를 보면, 가장 비싼 성남 복정1지구 전용면적 51㎡는 5억8000만원∼6억원, 전용 59㎡는 6억8000만원∼7억원에 공급될 예정이다. 남양주 진접2지구는 59㎡가 3억4000만원∼3억6000만원, 74㎡가 4억원∼4억2000만원에 나올 예정이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는 3억1000만원∼3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의왕 청계2지구 내 신혼희망타운 55㎡가 4억8000만원∼5억원, 위례 신혼희망타운 55㎡는 5억7000만원∼5억9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천 계양의 경우 59㎡가 3억5000만원∼3억7000만원, 74㎡는 4억4000만원∼4억6000만원에 나온다. 신혼희망타운 55㎡는 3억4000만원∼3억6000만원 선이다.

정부는 이번 청약 물량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집마련을 꿈꾸는 서민을 위해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분양가가 공개된 이후 청약을 기다려 온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기존 단지와 비교했을 때 시세의 60~80% 수준이 넘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성남 복정1지구의 경우, 인접한 수정구 태평동 가천대역 두산위브 59㎡가 올해 상반기 6억9800만원~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면적의 청약 분양가는 6억8000만원~7억원으로 책정됐다. 인천 계양도 박촌동 한화꿈에그린 59㎡가 지난달 7일 3억7500만원, 계양한양수지안 59㎡가 3월 3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분양가(3억5000만원~3억7000만원)가 낮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이미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현 시세 기준으로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설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경기도 하남 교산지구 등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 등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 연합뉴스
7월16일 3기 신도시 1차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1차 청약 물량은 총 4333가구로, 인천 계양·남양주 진접2·성남 복정1·위례신도시·의왕 청계2 등 5개 지역이다. ⓒ연합뉴스

국토부 “개발시기, 입지 여건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그러나 국토부는 기존의 단지 시세와 사전청약 분양가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사전청약 분양가에 대해 특정 단지와 비교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개발시기와 입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시세의 60~80% 수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인천 계양의 경우 인근의 다른 신축 단지의 3.3㎡(약 1평)당 시세가 1600만원∼1800만원으로 확인되고, 5㎞ 거리에 있는 검단신도시의 3.3㎡ 시세가 2100만원∼2200만원이라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를 보면 인천 계양의 청약 분양가는 시세보다 60%대 수준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사전청약 분양가가 시세보다는 저렴하게 나왔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변 아파트 값이 비싼 지역은 사전청약 분양가가 수요자의 기대 수준에 맞을 테고, 외곽 등 비인기 지역에서는 주변 시세와 기대만큼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라며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와 수요가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과거 청약 계획이 발표됐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책정된 분양가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시세로 보면 저렴한 건 맞다”면서도 “정부도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용도 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 분양가를 더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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