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불거진 산하기관 인사 잡음…野 맹공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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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산하기관 인사 연일 부적격 논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민 1천만원 장기 저리 대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민 1000만원 장기 저리 대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시가 또 산하기관 인사 잡음에 휘말렸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둘러싼 공방이 가라앉자마자 이번엔 상해치사 사건 가해자를 산하기관 임원에 임명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정의찬 사무총장(상임이사)이 일신상의 이유로 전날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4월 사무총장에 취임한 정씨는 자신의 과거 범죄 이력이 논란이 되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1997년 발생한 '이종권 상해치사 사건'으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인물이다. 정씨는 당시 한총련 산하 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다. 정씨 등 남총련 간부 6명은 전남대 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던 이종권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추궁하는 과정에서 각목으로 폭행하는 등 집단구타 해 숨지게 했다.

정씨는 이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6년, 자격정지 3년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정씨는 만기 출소 후 2002년 12월 특별사면·복권됐다.

이후 그는 더불어광주연구원 사무처장,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열린민원실장, 경기도지사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2월 월드컵재단 관리본부장을 거쳐 올해 4월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사무총장직은 공모 절차를 거쳐 재단 이사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임명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방공무원법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에 근거해 채용 결격사유(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한 범죄경력을 조회한 결과 '해당 없음'으로 통지받아 법적, 절차적으로 문제없이 임용됐다"며 "본인이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산하기관 인사 관련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황교익씨는 '보은 인사' 및 부적격 논란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당시 황씨는 이 지사의 경쟁 상대인 이낙연 전 대표 측과 공개 설전을 벌였고, 양측 공방이 '친일 프레임'으로까지 이어졌다. 

금품수수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전직 경찰 간부(경무관)가 지난해 11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로 임명된 것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경기도일자리재단 노조는 지난 19일 "2019∼2020년 지원 자격이 안 되는 이 지사 측 인사 4명을 본부장과 팀장에 부정 채용했다"며 재단의 채용 담당자 2명을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야당은 경기도 산하기관 인사 논란이 계속되는 점을 지적하며 이 지사를 맹공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뇌물 전과가 있는 전직 경찰 간부가 경기도 산하기관 이사에 임명되더니, 고문치사 가해자를 산하기관 임원으로 임명했다"며 "이 지사는 인사 문제 잡음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무고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륜적 범죄인이라도 자신과 가까우면 자리를 챙겨주는 이 지사의 극악무도함이 여실히 드러난다"며 "대체 고문치사 가해자가 임명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산하기관은 이재명 측근들의 신분세탁소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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