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옆에서 발가벗고 있던 악마” 울분 토한 외할머니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8.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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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살해 당한 20개월 영아 외할머니, 가해자 엽기적 행각 증언
생후 20개월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정아무개(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월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정아무개(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월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만에 참혹하게 살해 당한 아이의 외할머니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이의 외할머니는 가해자가 딸과 손녀를 상습 폭행했으며, 유사 성행위와 아이에 대한 성폭행까지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아이스박스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20개월 여아의 외할머니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목격했던 가해자의 폭력적 성향과 엽기적인 행각들을 증언했다. 

외할머니 A씨는 아동학대 살해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를 받는 양아무개(29)씨를 "악마보다 더한 악마"라고 칭하며 비상식적인 일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양씨와 딸 정씨, 손녀와 함께 살던 당시 "잠깐 시장에 갔다 온 사이에 (양씨가) 발가벗고, 홀딱 벗고 있더라"며 "아기가 옆에 있는데 느낌이 조금 싸했다"고 말했다. A씨는 "(양씨에게) 당장 나오라고. 대낮에 지금 뭐하는 거냐고 했더니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이상 행동을 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가 사망한 뒤 딸에게서 그간 두 모녀가 폭행은 물론 유사 성행위까지 강요받았고, 아이를 상대로 한 성폭행까지 의심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우리 딸이랑 아가랑 무릎 꿇여놓고 번갈아가면서 OO 시켰다고 한다. 정말 끔찍한 일"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외할머니는 지난 7월9일 자신이 아이스박스에 있던 손녀의 시신을 확인한 뒤 신고를 앞두고 딸로부터 "아기한테 더 무서운 일이 있었다. 아기 성폭행까지 한 것 같아. 아기 기저귀를 벗겨 놓고…" 등의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아이가 목숨을 잃었던 6월15일 새벽, 딸 정씨는 자신이 아기를 재우겠다고 했지만 양씨는 정씨 목에 칼을 들대며 '너 먼저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너희 엄마도 다 죽여버린다'고 한 뒤 이불 네 개를 씌우고 창문을 닫은 뒤 아이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외할머니는 "애를 막 때리고 칼로 때리고 벽에 던지고 발을 비틀어서 부러뜨렸다고 한다. 그리고 칼을 목에 들이대고 (딸에게) '너 화장실 들어가 있어'(라고 한 뒤) 갑자기 아기가 '악' 소리를 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키우던 생후 20개월 영아를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양아무개(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월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자신이 키우던 생후 20개월 영아를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양아무개(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월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외할머니와 경찰 등은 이 때 아이가 양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아이는 사망을 전후해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확인됐다. 양씨는 사망한 아이를 이불로 덮어놓은 뒤 태연하게 정씨에게 술 먹으러 나갈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당시 외할머니는 양씨가 정씨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상태여서 범행을 막을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외할머니는 손녀의 사망 이후에야 딸과 손녀가 양씨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에 노출됐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외할머니는 "2019년 1월 양씨가 교도소에서 출소해 택배회사에 들어가고, 딸은 아픈 저를 위해 일하러 가면서 같은 회사에서 만났다"며 "아이가 생기고 낳은 뒤 처음에는 미혼모 센터에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양씨는 온라인상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다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들어갔고, 출산한 정씨는 양씨 친척들에 의해 미혼모 센터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외할머니는 딸의 지적 수준이 보통의 성인과 달라 자신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우리 딸이 다른 엄마들하고 조금 다르다. 아기 케어를 못하고 아기를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고 전했다. 

외할머니는 올해 1월1일 딸과 손녀를 모두 자신의 집에 들어오게 한 뒤 양씨 역시 아들로 생각하고 동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기 이름을 양씨가 한 번도 안 불러줬고 다정하게 다가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제가 없을 때 밤마다 (딸을) 때렸다고 한다"며 "울음소리도 못 내게 하고 저한테 얘기하면 가만 안 둔다고 (딸을) 협박했다고 한다. 입 막고 머리카락을 잡아채고 목 중앙을 치고 발로 차고 그랬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향한 폭력 수위도 점차 거세졌다. A씨는 "처음에는 딸부터 때렸다고 한다. 아가가 막 소리 지르고 놀라서 발발 떠니까 어느 순간부터 아가도 같이 때렸다고 한다.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3일을 때렸단다"며 "지칠 때까지 때리고 맞다가 자면 그만하고. 이불을 몇 개 뒤집어씌우고 아기를 때리다 아기가 울다 지쳐서 저기하면(잠들면) 그만 때렸다고 한다"고 증언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5일 양씨가 막말하는 걸 듣고 A씨가 야단을 치자, 양씨는 돌연 정씨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고 이후 아이는 무참히 살해 당했다. 집을 나간 양씨와 정씨, 아이는 양씨 지인 집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할머니는 구속돼 있는 딸의 상태에 대해 "딸은 자기가 갔으면, 차라리 자기가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스박스에 있던 아이의 시신이 부패하자 양씨가 비웃으면서 "산에다 버릴까? 강에다 버릴까? 바다에다 버릴까? 라고 하던 모습이 너무 공포스러웠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의 딸이 양씨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심리적 지배 상태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외할머니는 손녀가 사망한 후인 6월27일 양씨로부터 "장모님과 한번 하고싶다"는 내용의 성희롱 문자까지 받았다며 재판부에 이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외할머니는 마지막으로 "딸이 많이 아파하고 빨리 좀 죽여달라고 한다"며 "아기가 옆에서 놀고 있는 것 같고, 밖에서 나가기도 싫고. 피눈물 흘리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 해달라. 힘이 있는 자가 아니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생후 20개월 된 영아를 학대하고 성폭행 한 뒤 살해한 양아무개씨에 대한 신상공개와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생후 20개월 된 영아를 학대하고 성폭행 한 뒤 살해한 양아무개씨에 대한 신상공개와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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