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 협상을 벌여 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보건복지부가 극적 타결을 이뤘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철회하면서 우려했던 의료 공백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 노조는 1일 오후 3시부터 벌여온 제13차 노정 실무협의에서 긴 논의 끝에 2일 새벽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2일 오전 7시, 총파업을 불과 5시간 남겨두고 이를 전격 철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합의사항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무총리실이 부처 간 역할조정 등 지원을 약속했다"며 "정부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가오는 정기 국회에서 법 개정과 예산 확충이 반드시 뒷받침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지난 5월 말부터 이날까지 13차례에 걸쳐 교섭했다. 공공의료 확충 등 큰 방향성에는 상호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일부 핵심 과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보건의료노조가 마지막까지 핵심 쟁점으로 내세웠던 과제는 5개 핵심 과제는 ▲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 전국 70여 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을 마련하는 공공의료 확충 세부 계획 ▲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 교육 전담 간호사 확대 ▲ 야간 간호료 확대 등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는 노조의 요구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신속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주먹구구식 감염병 대응 체계를 벗어나 제대로 된 대응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의료인력 갈아 넣기식 대처와 땜질식 인력 운영을 극복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약 8만여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으며, 이번에 5만6000여 명의 조합원이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들 중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에 근무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30% 내외가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돼왔다.
김부겸 "큰 산 넘어…대승적 결정에 감사"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노조와 정부 간 협상이 막판 극적 타결된 데 대해 "보건의료인 여러분의 대승적 결정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4차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 의료인력 파업까지 이어졌다면 코로나19 대응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기다렸다. 큰 산을 하나 넘은 듯한 심정"이라며 "힘겨운 상황에서도 다시 국민과 환자 곁을 지키는 결정을 내려주신 보건의료산업 노조에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노조 측에서 제기한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처우개선'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이제 정부는 (노조와) 협의한 대로 의료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보건의료인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근무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공공병원 확충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투자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