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톡톡으로 미래 교육 개척”…교육에 디지털을 접목하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9.12 15:00
  • 호수 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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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 교육의 대전환으로 미래 주도형 인재 양성할 것”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릅니다. 우리가 미래 지향적인 교육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교육체제를 구축할 때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밝습니다.” 교육 대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9월7일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경남 교육의 미래를 이처럼 낙관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박 교육감에 대한 기대감이 유독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시험지 유출을 둘러싼 여론이 점점 싸늘해지자 박 교육감의 고심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2014년 취임한 박 교육감은 “재임 7년 동안 경남 교육의 변화를 꾀했다. 그 핵심은 교육 본질 회복과 미래 교육체제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교육감은 교실 수업과 학교문화, 교육 생태계 영역에서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왔다. 특히 미래 교육에 승부를 걸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어떤 공부를 했는지, 또 어떤 점이 부족한지, 학습 기록부터 평가까지 망라하겠다며 명품 버전의 온라인 플랫폼인 빅데이터-AI플랫폼 ‘아이톡톡’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교육청
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남교육청

박종훈표 경남 교육을 정의하자면.

“재임 7년의 경남 교육은 ‘변화’라는 열쇳말로 설명할 수 있다. 그 변화의 큰 줄기는 교육 본질 회복과 미래 교육체제를 마련하는 일이다.” 

재임 기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앞선 제16대 재임 기간에는 ‘교육 본질 회복’을 강조했다. 기존 학교 교육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 방향과 모델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제17대 재임 기간에는 ‘미래 교육’에 전념했다.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사회를 대비해 미래 주도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우리가 ‘경남 교육의 대전환’에 힘을 쏟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경남 교육의 대전환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경남의 새로운 교육체제를 구축하고, 학교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구조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시도하게 된 배경은.

“최근 사회는 기술혁명에 이어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에 파고들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변화를 요구한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 삶 근본을 흔드는 변화다. 2022년 개정교육과정이나 2025년 전면 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경남교육청은 올해 교육공동체와 함께 교실 수업과 학교 행정, 교육복지, 생태환경 교육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맞춘 교실 수업과 학교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행정 체계,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복지 시스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 내용 등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다.”

이전의 경남 교육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다.

“그렇다. 경남교육청은 무상급식 전면 시행과 고교 학비 지원 조기 시행 등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는 무상교육을 단순하게 실현했다기보다 교육의 사회적 책임을 구성원들과 함께 공감한 것이다. 학교의 역할도 달라졌다. 학교가 교육행정 체계의 말단 조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 민주적으로 생활하는 학습공동체로 변모했다. 특히 학생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학생의 개별성을 인생 역량으로 바꾸기 위한 배움 중심의 수업, 과정 중심의 평가, 빅데이터-AI 플랫폼 ‘아이톡톡’ 구축 등의 노력도 이전과는 다른 점이라고 자부한다.”

‘아이톡톡’이 궁금하다. 경남교육청이 개발한 프로그램인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원격수업 등 새로운 교육환경이 마련됐다. 경남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네이버·한컴과 함께 ‘아이톡톡’을 개발했다. 지난해 9월 250개 학교가 시범적으로 운영한 데 이어 올해 3월1일부터 경남 지역 모든 학교에 정식 버전을 배포·운영 중이다.” 

무슨 서비스를 지원하는가.

“‘아이톡톡’은 경남교육청 전용 브라우저를 활용한 통합 교육지원 서비스다. 수업 운영과 교육 콘텐츠 제공, 교원 업무지원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각종 원격수업 지원기능은 물론 콘텐츠를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하루 평균 50만 건, 월평균 1500만 건의 학습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경남교육청은 이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단계별 고도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6월16일 경남 의령군 서동리에서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교육테마파크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경남교육청
6월16일 경남 의령군 서동리에서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교육테마파크 착공식이 열렸다.ⓒ경남교육청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은 없었나.

“코로나19 팬데믹이 경남 교육 전반을 뒤흔들었다. 학습·방역·돌봄 등 복합적인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겼고, 시급히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정책사업의 경중을 가리고, 자원 투입의 선후를 결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한 정책 판단이 필요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했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말씀인데, 그 원동력은.

“경남교육청은 앞서 2019년부터 교육 본질 중심의 학교 운영 지원을 위해 현장 교직원으로 구성된 정책배심원과 함께 선제적으로 정책을 정비해 왔다. 이뿐만 아니라 경남교육청의 주요 정책과 예산 편성에 대한 주기적인 직원 협의회(다모임)로 업무를 조정·실행했다. 이 덕분에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미래 교육의 디딤돌을 놓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2학기 등교수업은 계획대로 순조로운가.

“경남 18개 시·군 전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됨에 따라 9월6일부터 전 학년 등교수업을 계획대로 운영 중이다. 최대한 안전하게 방역을 강화하면서 전면 등교수업을 진행하는 게 2학기 운영 방향이다. 경남교육청은 현재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방역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학교는 안전한가.
  
“지난 1학기 학사 운영 결과로 미뤄보건대 교내 감염 비율이 낮았다. 학교가 안전한 공간이라는 것을 경남교육청은 확인했다. 그동안 만들어온 빈틈없는 학교 방역 시스템을 바탕으로 2학기 등교수업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코로나19 4차 유행과 델타 변이 증가로 지역 내 확진자가 계속 발생 중이다. 지금은 학생 안전과 학교 일상이 하루속히 회복되도록 전력을 쏟아야 한다. 또 빅데이터-AI 플랫폼 ‘아이톡톡’과 미래교육테마파크 등 미래 교육의 큰 그림을 안착시켜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반구십리(半九十里)’의 마음으로 현안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앞으로 자연스럽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남 교육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 우리에게 두 가지 과제가 놓였다. 하나는 코로나19로 위축된 학교 교육의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변화에 따른 경남의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경남 교육은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학교의 일상을 회복하는 힘을 갖고 있다. 경남 교육 가족 여러분들도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경남교육청의 힘찬 도전과 우리 아이들의 삶에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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