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노동관 괜찮나…“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09.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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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노동에 대한 윤석열 철학은 무엇인가”
정청래 “尹, 창의적 망언 제조기…아프리카에 사과하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발 노동은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 여야에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두테르테 발언이나 인도, 아프리카 발언은 외교적 기본상식이 전혀 없는 결례”라며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안동대에서 하신 말씀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노동에 대한 윤 후보의 철학을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오늘도 ‘손발 노동’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윤 후보 말대로 아프리카로 가야 하나”라며 “구의역에서 손발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 평택항에서 손발로 컨테이너의 쓰레기를 치우다 숨진 이군의 비극에 대해 윤 후보는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도배사로 일하고 있는 청년이 쓴 책을 추천하며 “세상에는 검사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또 ‘인문학은 대학 4년과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윤 후보는 인문대 옆 법대 출신이다. 오로지 사법고시 합격을 위해 9수를 하는 건 괜찮고 인문학은 대학, 대학원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케빈 그레이 영국 서섹스대 교수의 발언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레이 교수는 15일 트위터에 “윤석열이 대학생들에게 ‘육체노동은 오직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노동 계급에 대한 놀랄만한 경멸을 드러냈다. 이 사람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우울하다”고 썼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페이스북 캡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뭘 안다고 대학생들 앞에서 부끄러운 말들을 쏟아내나”라며 “창의적 망언 제조기인가. 아프리카에 사과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년층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서윤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구태한 정치인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며 “그 누구에게도 신성한 노동을 비하할 권리는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 직업을 계급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 인식 수준을 가져서야 되겠나”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는 노동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노알못’ 후보다. 노알못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며 “윤 후보의 어록은 ‘노동 지옥 대한민국’을 상상하게 한다”고 일갈했다.

강 대표는 “첨단과학이나 컴퓨터 같은 지식 노동은 더 귀한 노동이고, 손발로 하는 육체노동은 천한 노동이라는 인식이 그대로 담겼다”며 “윤 후보와 다르게 저는 손발로 하는 노동이 우리 사회에서 더욱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국립안동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기업의 기술력을 강조하던 중 “사람이 이렇게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국가와 육체노동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거세지자 윤 후보는 “대학생들에게 첨단과학이나 컴퓨터 이런 데 관심을 더 갖고 뛰어난 역량을 갖추길 바란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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