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실언·장제원 사의 반려…후폭풍 마주한 윤석열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9.24 11: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약통장 질문에 ‘엉뚱 대답’…조직 관리도 도마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월23일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제2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 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월23일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제2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 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청약 통장' 발언으로 또 설화에 휘말렸다. 측근 관리부터 반복된 실언까지 리스크를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3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2차 토론회에서 청약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유승민 전 의원이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 본 적 있느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집이 없어서 만들어 보진 못했다"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이 "없으면 만들어야죠. 오히려"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아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만 답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주택청약 통장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았다. 주택청약 통장은 무주택자가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금융상품이기 때문이다. 

해당 발언의 여파가 큰 것은 윤 전 총장이 문제적 발언을 반복하며 '1일 1논란' 별칭까지 생기는 등 메시지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주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부정식품, 페미니즘 출산 기피, 후쿠시마 방사능, 아프리카 손발 노동, 비정규직 논란' 등 발언으로 비판 받아왔다. 

더구나 윤 전 총장은 최근 발표한 공약을 통해 '군 복무자에 주택청약 가점 5점'을 부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날 청약통장과 관련해 앞뒤가 안 맞는 답을 내놓으면서 청약과 주택 마련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이 공약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을 맹비난하며 1호 공약으로 내놓은 것도 부동산 정책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30대 중반에 (윤 전 총장이) 직업을 가졌고, 부모님 댁에서 살고 있었는데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택청약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며 "직업상 여러 지역으로 빈번히 이사를 다녀야 해 청약통장 혜택을 받기도 어려웠기에 그런 취지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윤 전 총장 공약의 '표절 논란'도 불 붙었다. 유승민 후보는 자신의 '군 복무자 주택청약 5점 가점' 공약을 윤 후보가 그대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정책 그룹에 있는 분들이 청년 제대자 수십 명을 인터뷰해서 만든 결과"라며 "다른 후보들도 제 공약들을 갖다 쓰려면 쓰십시오. 여기는 특허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이에 "별로 갖다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미국 선거에서 공약 표절은 심각한 문제"라고 받아쳤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그의 아들인 래퍼 노엘(21·본명 장용준) ⓒ뉴스1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그의 아들인 장용준(21·예명 노엘) ⓒ뉴스1

윤 전 총장은 조직 관리와 관련해서도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이 아들 문제로 사의를 표했으나, 윤 전 총장이 이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장 의원은 아들인 래퍼 장용준(21·예명 노엘)씨가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되자 상황실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성인 아들의 개인적 일탈로 캠프직을 내려놓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장 의원 사의를 반려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무면허에 경찰 폭행으로 공권력까지 위협한 노엘의 부친 장 의원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재범했기 때문에 여론은 더욱 싸늘하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장제원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한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노엘이 이런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자신감은 국회의원인 아버지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자기 아들의 행동도 바로 잡지 못하면서 다른 정치인 비난하고 있는 모습은 천박한 행위다. 살인행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노엘의 자신감은 장 의원의 권력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권력을 이대로 놔두는 것은 범죄자에게 범죄 원인을 제공해주는 것과 같다"고 쏘아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