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격전지를 가다] 김천 선거 관건은 당심(黨心)보다 ‘지역 민심’ 잡기
  • 최관호 영남본부 기자 (sisa523@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2 15:00
  • 호수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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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시장 선거]
지역 명문 김천고 출신 김충섭·박건찬·이창재 ‘동문 3파전’
역대 무소속 후보 3차례 당선될 정도로 민심 잡기 중요

경북 김천시는 지난 20년 동안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의 진보진영 후보가 거의 명함도 못 내밀 만큼 보수진영의 텃밭 중 텃밭이었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민선 시장 선거 20여 년을 통틀어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후보 단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 시장 선거는 모두 보수정당과 무소속 후보 간 대결로 치러졌다.

경북 김천시 전경ⓒ김천시청 홈페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천시가 제1 보수정당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실제 1995년과 2002년 선거 때는 박팔용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제1 보수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멀리 안 가더라도 바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김충섭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50.8%의 득표율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김응규 후보(33.8%)를 17%의 압도적 격차로 물리쳤다. 그만큼 김천 지역 특성은 특정 정당의 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 민심을 누가 선점하느냐 여부가 당선과 직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경북 김천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고교 선후배, 동기 간 대결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지역사회 분위기를 볼 때 제1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공천이 본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 시장인 김충섭 시장은 김천고 22회 졸업생이다. 2018년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지금의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초선인 김 시장은 재선을 노리며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에 맞서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인 이창재 전 김천시 부시장과 박건찬 전 경북경찰청장도 모두 김천고 동문이며 32회 졸업생이다. 김천고는 경북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80년 전통의 사학 명문으로 지역 내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김천고 동문들끼리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천고 선배인 현직 시장과 후배인 두 동기 간 3자 대결인 셈이다.

우선 김충섭 시장의 강점은 현직 시장이라는 점이다. 2008년 김천시 부시장을 지내는 등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다져놓은 바닥 민심으로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될 만큼 저력을 갖고 있다. 이창재 전 부시장은 경북도청 감사국장과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를 거치며 다진 탄탄한 중앙 인맥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박건찬 전 경북경찰청장은 경찰직 고위 공무원으로 엘리트 코스를 거쳤고, 특히 현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호단장을 맡을 만큼 중앙당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김충섭
김충섭 김천시장 ⓒ김충섭

■ 김충섭 “더 큰, 더 찬란한 김천 시대 열 것”

“지난 4년은 김천 발전의 주춧돌을 놓았다면 앞으로 4년은 시민 여러분이 행복을 꿈꿀 수 있도록 경제·상생·미래에 집중하겠다.” 김충섭 현 시장이 내건 재선 도전 각오다.

김 시장은 과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 국장, 김천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무소속으로 김천시장에 출마해 50.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 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당선 이후 그는 4년간 일반산업단지(3단계) 100% 분양, 3400개 일자리 창출, 쿠팡 등 248개 기업 유치, 광역철도망 구축, 농축산물 브랜드 가치 제고, 관광벨트 조성 등 여러 굵직한 사업을 이행하면서 도내 유일 2년 연속 공약이행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된다면 “활력이 넘치는 지역경제, 지역 간 격차 없는 균형발전, 일자리 중심의 혁신성장사업과 소외계층 복지사업, 미래 먹거리 산업을 중점으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도시 더 큰 김천을 반드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건찬 전 경북경찰청장ⓒ박건찬
박건찬 전 경북경찰청장ⓒ박건찬

■ 박건찬 “김천의 영광과 번영이 함께하는 꿈”

“누구나 찾고 싶고, 살고 싶어 하고, 즐기고 싶은 김천을 만들겠다.” 박건찬 전 경북경찰청장이 김천시장 출마를 위해 내건 각오의 한마디다.

박 전 청장은 경찰대를 졸업한 후, 일본 도쿄도립대학 법학 석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경찰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주오사카 총영사관 영사, 종로경찰서장, 청와대 경찰관리관, 중앙경찰학교장 등을 역임했으며, 경북경찰청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퇴임 후 경일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경북자치경찰 특별자문역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중앙당 차원의 인재 영입 케이스로 선발돼 입당했다. 박 전 청장은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 난국을 타파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과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로 대선이 끝나는 즉시 김천 시민과 함께 새로운 김천 건설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천의 번영과 영광이 함께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 꿈을 위해 미력이나마 열정과 패기를 바치고 싶다”며 자신의 출마 소신을 밝혔다.

이창재 전 김천시부시장ⓒ이창재
이창재 전 김천시 부시장ⓒ이창재

■ 이창재 “과거 보여주기식 행정 탈피하겠다”

“김천시 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비리에 따른 공무원 구속과 청렴도 최하위 등 김천 시정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등 한계를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 이창재 전 김천부시장의 출마의 변이다.

이 전 부시장은 영남대 행정학과,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김천시청 7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관장하는 교부세과를 거쳐 건전 재정을 관리하는 재정관리과와 지방자치단체를 감사하는 감사 부서에서 역임했다. 특히 경북도 감사관으로 재직하면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경상북도가 전국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가장 청렴한 자치단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행정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전 부시장은 “과거 형식적·의전적 보여주기식 행정을 탈피하겠다”며 “시민들의 생업활동 보장, 농촌 일손 부족 해결, 소외계층 애로사항 해결, 4차 산업 육성 등 현실을 직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갖춰 시민이 주인인 김천, 살고 싶은 김천을 만드는 것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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