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샅바 싸움…野 ‘1월31일 양자, 2월3일 4자토론’ 제안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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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尹 4자토론 기피’ 비판 속 “양자토론 우선” 입장 재확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TV토론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의 모습(왼쪽)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TV토론에 참석한 윤석열 후보의 모습 ⓒ 시사저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TV토론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의 모습(왼쪽)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TV토론에 참석한 윤석열 후보의 모습 ⓒ 시사저널

설 연휴 대선 후보 간 토론회 방식을 두고 여야가 지루한 샅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토론을 진행할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포함하는 4자 토론으로 치를지 여부를 두고 ‘핑퐁’ 신경전을 지속하면서다. 토론회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월31일 양자 토론, 2월3일 4자토론’ 안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후보는 1월31일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 양자 토론을 수용하라. 방송 3사 주관의 4자 토론은 2월3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윤 후보 간의 양자 토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2월3일 다자 토론에 응하겠다는 뜻을 처음 밝힌 것이다. 민주당에 양자 토론 개최를 압박하기 위해 다자 토론을 협상 카드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민주당에 양자 토론 수용을 촉구하면서 이를 위한 실무협상을 바로 열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이미 잡힌 4자 토론 협의에 참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맞받아치면서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민주당은 31일에 4자 토론과 양자 토론을 동시에 개최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4자 토론과 양자 토론을 동시 실시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협상단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토론회를 4시간 이상 시청하라고 하는 것은 판단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을 드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성 의원은 윤 후보가 4자 토론을 기피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거듭 양자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 의원은 “양자 토론이 꽃이다. 양자 토론을 해야 물을 것을 충분히 묻고 대답할 것을 충분히 대답할 수 있다”며 “이 후보는 4자 토론이라고 하는 커튼 뒤에 숨지 말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횟수 제한 없는 양자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이는 모두 윤 후보 본인이 직접 말한 것”이라며 “4자 토론을 통해 이 후보의 많은 의혹을 슬그머니 넘어가게 할 순 없기 때문에 양자 토론을 먼저 해야 하고, 횟수 제한 없이 계속 하자는 것이 윤 후보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국민을 대신해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4자 토론에도 적극 임하겠다. 단 양자 토론이 우선이다”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한 민주당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민주당은 4자 토론이든 양자 토론이든 모두 응할 수 있지만, 법원에서 양자 토론에 제동을 건 만큼 그 결정 취지를 받들어 4자 TV토론부터 매듭짓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당장 4자 토론 실무 협의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바로 양자 토론 협상 카드를 들이민 데 대한 불쾌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설 연휴 토론회 방식을 둘러싼 여야의 공전이 지속되면서 토론회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TV토론을 주관하는 방송사 측과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31일 토론회 개최를 골자로 실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은 해당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윤 후보를 제외한 3자 TV 토론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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