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망신된 ‘K-정치’…WP “추문 얼룩진 韓 대선, 역대 최악“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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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스캔들’ 짚으며 “韓 유권자 점점 지쳐가고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한국의 정치가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각)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해 ”다가오는 한국의 대선은 ‘비호감들의 선거’라고 불릴 만큼 역대 최악에 도달한 상태”라며 “(대선이) 추문과 말다툼, 모욕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상세히 보도했다. 기사 서두부터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윤 후보의 ‘주술 논란’이 불거진 배경 등을 설명했다. WP는 “(여야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끝없이 이어지며 유권자가 지쳐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다”라고 평가했다.

여야 후보들의 ‘가족 스캔들’도 상세히 다뤘다. WP는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과 장남의 불법 도박 의혹 문제,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언론 탄압 계획’과 장모의 ‘통장 잔액 위조 혐의’ 등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WP는 “한국인은 정치 추문에 낯설지 않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권력 남용 혐의로 탄핵 당했고 무속인이 정치에 개입됐다는 의혹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WP는 여야 후보들의 장단점과 커리어 등을 같이 소개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 도지사 출신으로 처음으로 코로나19 현금지원을 제공하는 등 ‘해결사’의 면모를 구축했다”며 “기본소득을 제안하는 등 좌파 경제정책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의 관리 아래 있는 공적 개발 사업(대장동)에서 소수의 개인 투자자가 이익을 얻어 논란을 불렀다”며 “이 스캔들에 연루돼 조사를 받던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전직 검찰총장으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도왔고 공격적인 반부패 검사라는 명성을 얻었다”며 “규제 완화와 강력한 대북 접근법을 공약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 초보자’로 주요 정책 문제, 심지어 자신의 주요 선거 공약에서도 유창함을 보여주지 않는 등 선거 기간 여러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번 (한국의) 대선은 국내로는 소득과 성 불평등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하고 국외로는 한국의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미래를 형성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두 후보는 실질적인 정책 토론 대신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이나 흡연자 권리 확대와 같은 정치적 영합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의 한국 정치 전문가인 다르시 드라우트는 WP를 통해 “한국의 대선은 ‘(여야 후보) 둘 중 누가 덜 악한가’하는 틀에 묶여 있다.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이기더라도 유권자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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