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중이에요” 믿고 돌아간 경찰…피해학생 턱뼈 부러졌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2.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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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분 새 집단폭행 발생…2차 신고로 재출동해 11명 입건
경찰 ⓒ연합뉴스
경찰 ⓒ연합뉴스

최근 인천에서 10~20대 무리 11명이 고등학생 2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첫 신고를 받고 계도 조치만 하고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 사이 피해 학생은 턱뼈가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오후 8시경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공원 수풀 속에 고교생 여럿이 모여서 라이터를 언급하며 떠들고 있다”며 “대화는 못 들었으나 방화 위험도 있고 학교폭력 가능성도 있으니 조사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고교생들로부터 ‘싸우는 게 아니라 대화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 계도만 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돌아간 후 피해자 중 1명인 고교생 A군은 가해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턱뼈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경찰이 다시 출동한 것은 수십 분 뒤 이루어진 2차 신고를 통해서였다. 함께 폭행당한 다른 피해학생이 A군의 상태를 목격하고 인근 가정집 문을 두드리며 112 신고를 요청했고, 경찰은 2차 신고가 들어오고 나서야 다시 출동해 현장에 남아 있던 가해자들과 A군을 지구대로 인계했다. 당시 신고는 “청소년들이 다른 사람들한테서 폭행당했다며 찾아왔다”라는 내용으로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경찰은 고교생 2명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B씨와 10대 남성 C군 등 10~20대 남녀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중 B씨를 제외한 대부분이 고등학생으로,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 A군과 가해자 C군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SNS 메신저로 대화하던 중 시비가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C군은 지인들과 함께 A군을 불러냈고, 동행한 친구까지 함께 폭행한 후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첫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학생들이 싸우려고 하는 낌새가 있어 강력한 계도 조치를 하고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생들이 해산하는 것을 확인하고 현장을 떠났는데 이후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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