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 중국에 사과”…SNS 도배글은 중국인이 쓴 것?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2.14 12: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법상 어색한 번역투 사용 등 여러 정황…“한글로 썼다고 모를 줄 아나”
8일 오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보도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보도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으로 한중 누리꾼들의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위터에 "한국인으로서 중국에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는 사과글이 도배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누리꾼들이 트위터를 통해 사과글을 조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기준으로 트위터에 '한국인으로서'라는 문구를 검색하기만 해도, 본인을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중국 측에 사과하는 게시글이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

해당 글들은 대부분 한국 선수가 반칙을 했으니 미안하고 부끄럽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글에서는 "한국인으로서 중국인에게 사과할게요. 저희 운동선수는 확실히 매 경기 파울이에요", "쇼트트랙 경기는 확실히 한국 선수의 반칙인데 우리 한국인들이 너무 창피하다. 인간대접하지 말아달라", "한국인은 중국문화 훔쳐서 안 되며 반칙하면 안 된다", "우리 한국인들을 벌레, 쓰레기로 여겨달라"는 등의 거친 표현까지 담겼다.

하지만 해당 글들은 공통적으로 문법상 어색한 번역투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일부 글에서는 한국어 사이에 한자가 나오기도 했으며, 해당 글들의 작성자 계정도 대다수가 중국어 아이디이거나 중국인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인들이 한국인을 사칭한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누가 봐도 번역체", "한글 쓴다고 중국인인거 모를줄 아나", "13억 인구로 할 일이 이런 것 밖에 없나", "제대로 한국어나 배우고 이런 조작질 하라"는 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인들이 사칭했다고 주장되고 있는 쇼트트랙 편파판정 관련 SNS 글 ⓒ트위터 캡처본
중국인들이 사칭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쇼트트랙 편파판정 관련 SNS 글들 ⓒ트위터 캡처본

양국 누리꾼들 간 감정의 골은 앞서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 이후부터 깊어졌다. 당시 한국의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 선수는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레인 변경 시 반칙을 했다는 판정으로 실격당했고, 대신 조 3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다. 또 결승에서도 헝가리 선수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역시 레이스 도중 반칙을 지적 받고 실격당해 중국 선수 두 명이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중국 누리꾼들은 지난 1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 선수가 메달 수여식에서 시상대를 손으로 쓰는 듯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차 선수의 행동이 편파판정에 대한 항의로 보여진다며 "심판 탓하지 말고 한국 측 실력을 탓해라", "무덤을 닦고 있냐"는 등 악성 댓글을 쏟았다. 이에 차 선수는 "시상대가 나에게 소중하고 값진 자리였기 때문에 더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가겠다는 취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존중한다는 의미로 한 행동"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