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野 ‘메인서버 교체’ 음모론에 “계획 없어…강한 유감”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2.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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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황당한 뒷북 허위선동…교체 추진은 여야 정보위원들 모두 확인했던 사항”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관련 3개 기관 합동 언론브리핑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박지원 국정원장 ⓒ시사저널 최준필

국가정보원(국정원)은 '불법 증거인멸'을 위해 메인서버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는 국민의힘 측 의혹 제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올해 메인서버 교체추진 계획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또 더불어민주당도 해당 의혹 제기에 대해 "황당한 음모론"이라고 맞받아쳤다.

국정원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을 정치로 소환하는, 사실과 다른 주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은 해당 의혹 제기에 대해 "정치 중립을 실천하는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국정원을 정치로 소환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정원은 "국회의 문의로 올해 예산에 반영된 '행정기관 전자문서 유통 및 홈페이지 운영 등과 관련된 서버 교체 확충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답변한 것"이라며 "해당 사업은 물품관리법에 따라 내구연한이 지나거나 성능이 저하된 노후 장비에 대해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며 국회 예산심사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국정원 메인 서버 교체' 내용을 근거로 한 국정원 자료 증거 인멸 우려 등의 주장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정원 서버 교체·확충 시에는 관련 부서 및 유관 부서가 참여해 문서 누락, 폐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국정원 보관 자료는 기록물 관리법 등에 따라 철저히 관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민주당 선대위 외교통일정보위 위원들도 공동 성명을 내고 "(홈페이지 서버 등의 교체 추진은) 지난 2021년 11월25일 정보위 예산심의 당시 여야 정보위원들이 모두 사업 내용을 확인·승인한 사항"이라며 국민의힘의 음모론 제기를 비판했다.

이들은 "올해 교체를 추진 중인 서버는 '중앙행정기관 전자문서 유통시스템'과 '국정원 홈페이지 서버'로 행정기관 간 문서 유통 및 홈페이지 운영에 관련한 전산망 운용 서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물품관리법과 조달청 고시에 따라 7년이 경과하고 성능이 저하된 분야별 서버를 매년 교체해 왔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서버가 교체돼도 자료는 당연히 백업돼 남는다. 무엇이 인멸이고 정보삭제란 말이냐. 더구나 존재하지도 않는 '메인 서버'라는 이름을 붙여 마치 엄청난 정보가 사라지는 양 호들갑을 떨며 '증거인멸'이라는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보고 받을 때는 무엇을 하다가 이제야 뒷북 허위선동이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과 황당한 허위사실로 국민을 선동해 선거에 이용하려는 얄팍한 수작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이명박(MB) 정부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조사 및 불법사찰 정보처리 특별법 제정에 협조하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왼쪽)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왼쪽)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이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국정원 활동에 대한 ‘불법 증거인멸’을 위해 메인서버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회견을 통해 "메인 서버는 국정원의 예산 회계, 활동 결과, 인적 자료 등 모든 활동이 저장되는 곳으로 정권교체를 앞두고 이를 바꿔버리는 것에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원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별안간 메인서버를 교체한다는데 지금 추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눈 앞에 정권교체가 확실하다고 느껴져서 메인서버를 교체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메인서버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축적된 정보 자산이고 함부로 삭제, 폐기해서는 안 되는 국민의 자산"이라며 "서버 교체 명목으로 이관하면서 만약 자료 일부를 삭제하거나 폐기힌다면 반드시 국민의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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