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靑 찾아 대통령 면담 요구했으나 불발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2.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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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기다려…위안부 문제 CAT 회부 요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안부' 문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 촉구 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안부' 문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 촉구 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4) 할머니가 16일 위안부 문제의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듣기 위해 면담을 요구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10시20분경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간이의자를 펴고 앉아 “엄동설한에 나이 많은 사람을 이렇게 둬서 되겠느냐”며 “왜 일본이 해결책 가져오길 기다리냐. 더 기다릴 수 없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의 청와대 방문은 지난달 14일과 25일에 이어 3번째다.

이 할머니와 동행한 김현정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 대변인은 “1월 25일 이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CAT 회부 촉구 지지 서명을 전달했지만 아무 답을 듣지 못한 할머니가 다시 이 자리에 서셨다”며 “할머니는 당장 대통령과 면담을 하겠다고 요구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날 10분 넘게 발언을 이어간 이 할머니는 청와대 측의 제안에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청와대 관계자들과 대화를 가졌다. 이 할머니는 청와대의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에 대한 청와대 대응을 질타,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대화에 자리한 육성철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번 서한은 잘 전달드렸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부분을 차분히 검토 중”이라며 “검토가 정리되는대로 대구로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면담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사과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대통령을 만나자고 왔는데 이게 뭐냐. 찻집이 아니라 청와대에 가서 죽겠다”며 “나도 성한 몸이 아니다. 내가 이러다 죽으면 잘 됐다고 춤을 추겠지만 그렇게는 못 한다”고 흐느꼈다.

이후 청와대 관계자가 자리를 뜨자 이 할머니와 추진위 관계자들은 다시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으나, 20여 분 동안 경찰과 대치하다가 결국 발길을 돌렸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달 25일 청와대를 찾아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 촉구 서한과 함께 다른 위안부 피해 생존자 강일출(94)·박옥선(97)·이옥선(94)·이옥선(92)·박필근(94) 할머니의 지지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우리 정부 단독으로 위안부 문제를 CAT에 회부하자는 주장은 기존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제안에 진전이 없자 등장한 대안이다. 위안부 문제를 ICJ에서 다루려면 한국과 일본 양측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CAT 회부는 일본 동의 없이도 가능하다.

한편 추진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 등 4당의 대선 후보에게 CAT 회부 제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까지 답변을 기다린 뒤 향후 활동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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