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팔도 누비며 서민 애환 보듬은 ‘국민MC’ 송해 잠들다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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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5세…코로나 확진 등 입퇴원 반복하며 건강 악화
《전국노래자랑》 35년 진행…‘최고령 진행자’ 기네스 기록
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가 6월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 KBS 제공
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가 6월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 KBS 제공

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가 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송해는 이날 오전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송씨 측은 "식사를 하러 오실 시간이 지나 인근에 사는 딸이 자택에 가보니 쓰러져 계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올해 1월과 지난달 병원에 입원하는 등 고령으로 인한 체력 저하와 건강 이상 증상을 보였다. 지난 3월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건강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건강상 이유로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황해도 재령군 출신인 송해는 1951년 한국전쟁 1·4 후퇴 때 가족과 떨어져 홀로 월남했다. 군 생활을 한 뒤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데뷔했다. 이후 동아방송, MBC 등에서 본격 방송 경력을 쌓았다.

고인의 대표작인 KBS 1TV 《전국노래자랑》은 1988년 5월 경북 성주 편을 시작으로 34년 넘게 진행하며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고인은 공개 녹화를 통해 무려 1000만 명 넘는 사람을 만났고, '일요일의 남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민 MC로 인정 받았다.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코로나19로 2020년 3월 《전국노래자랑》 현장 녹화가 중단된 뒤에도 스튜디오 촬영으로 스페셜 방송을 진행하며 《일요일의 남자》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지난 5일 2년여 만에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재개한 현장 녹화에는 장시간 이동이 부담스러워 참석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다음 녹화는 송씨의 체력 상태를 봐가면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광고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총 12장의 앨범을 낸 송해는 2011년에는 전국을 돌며 단독 콘서트를 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올해 1월 그의 인생사를 트로트 뮤지컬로 선보인 KBS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서는 '내 인생 딩동댕' 등을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에 부인 고(故) 석옥이씨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달성군은 송해공원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송해 기념관'을 개관했다.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 석씨는 2018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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