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밀 수출 봉쇄로 수백만 명 굶어죽는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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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러시아, 식량을 전쟁무기화” 맹비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8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로 세계인 수백만 명이 굶어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영양실조 대응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영양실조 아동 ⓒAP연합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8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로 세계인 수백만 명이 굶어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영양실조 대응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영양실조 아동 ⓒAP연합

이탈리아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봉쇄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8일(현지 시각) 로마에서 취동위(屈冬玉)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을 만나 세계 식량 위기 대응책을 논의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디 마이오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을 막는 것은 수백만 명의 어린이와 여성, 남성을 인질로 잡고 사형을 선고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일부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식량 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식량 위기로 악화할 위험이 있다”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훨씬 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발도상국의 식량 위기가 정치적 불안정을 촉발하고, 이것이 또 다른 이주민 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디 마이오 장관은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잔혹 행위에 더해 식량을 전쟁 무기로 사용함으로써 스스로를 더럽히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밀·옥수수·해바라기 기름 등의 세계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유럽의 곡창지대’로 불린다. 그러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주요 항구 봉쇄로 곡물 수출이 차단되면서 세계의 빈국을 중심으로 식량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례없는 규모의 굶주림과 궁핍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혼란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유엔은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이 있는 터키와 함께 흑해를 통한 곡물수출 재개를 위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날도 터키 앙카라에서 러시아 외무장관과 터키 외무장관이 만나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항 선적 및 수송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구체적인 해결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추가 회동만 합의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외교 싱크탱크 온라인포럼 연설에서 “2200만 톤의 곡물이 저장고에 있지만 국제시장에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이 추가로 기근을 겪을 것이라는 유엔의 전망은 보수적인 추정치”라며 “작년 수확한 곡물 재고가 소진되는 7월에는 재앙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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