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北 핵실험 시 신속·단호히 대응”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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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억제전략협의체 조기 재가동…모든 비상상황 대비”
박진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 있는 미 국무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 있는 미 국무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외교장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도발에 대응해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박진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박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고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며 “북한의 도발은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도발은 더 많은 제재를 부를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시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미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기로 했다”며 “EDSCG는 필요시 적시에 전략자산을 배치하는 것을 포함해 한국의 안보와 평화, 안정을 다루기 때문에 조속히 재가동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EDSCG 재가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지난달 방한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합의한 사안이기도 하다.

박 장관은 또 대화와 외교를 통한 접근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의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추구한다”며 “북한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로 복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등 인도적 지원 의사도 재확인하며 북한의 호응을 주문했다.

블링컨 장관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실험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일본과 매우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모든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군사대비태세를 장·단기적으로 적절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북한이 경로를 전환할 때까지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외교와 대화에 관여할 때까지 압력을 지속하고 또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관련 단체와 개인에 대한 제재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 역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전혀 없다며 “우리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데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아시아 순방 당시 출범시킨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 한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의 IPEF 참여 시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와 중국 사이의 경제적, 투자적 관계를 분리하려는 게 아니다. 중국을 저지하거나 억누르려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IPEF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도 같은 질문에 “IPEF가 특정 국가를 소외시키거나 배제해선 안 된다”면서도 IPEF가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 조세, 반부패 등 새로운 규범을 추구한다며 “진정한 물음은 중국이 역내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이 규범과 규제를 수용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미 당국은 북한이 현재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제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한·미는 지난달 21일 한국에서 가진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포럼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가지며 양국의 철저한 공조를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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