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후 농경지 25% 파괴”…식량위기 우려 고조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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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봉쇄에 영토 파괴까지 이중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농부가 전쟁으로 인해 팔리지 않는 채 쌓여 있는 밀을 퍼내고 있다. ⓒAP연합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농부가 전쟁으로 인해 팔리지 않는 채 쌓여 있는 밀을 퍼내고 있다. ⓒAP연합

우크라이나의 농경지 25% 가량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날 AFP통신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차관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침공 이후 경작지의 4분의 1을 잃었다”며 특히 남쪽과 동쪽에서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비소츠키 차관은 “옥수수 경작지의 경우 지난해 5만5000㎢에서 4만6000㎢로 감소했다”며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곡물 수출까지 타격을 입으며 농민들이 파종 곡물 종류를 바꿔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국 식량안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소츠키 장관은 “많은 국민이 교전을 피해 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외국으로 탈출한 탓에 식량 부족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으로 약 14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고향을 떠나 국내 다른 도시로 이주하거나 해외로 피란한 것으로 추산된다.

비소츠키 차관은 또 “침공 전 농민들이 파종에 필요한 비료의 70%와 병충해 예방용 작물 보호제 60%가량을 미리 사들여 놓는 등 사전에 잘 준비한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구상 가장 비옥한 곡창지대 중 하나로 꼽히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전 세계 식량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유엔은 올해 우크라이나 농업 생산량이 예년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거둔 곡물마저도 러시아의 흑해 항구 봉쇄로 인해 수출이 어려워지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기아위기는 더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영상 연설을 통해 “우리의 밀, 옥수수, 식물성 기름과 다른 제품들을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은 불행히도, 수십 개 국가가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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