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4년 만에 외화채 디폴트…“큰 영향 없을 듯”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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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제재로 이자 약 1300억 지급 안 돼
15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환전소 시세판 앞으로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
15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환전소 시세판 앞으로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

러시아가 104년 만에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디폴트에 빠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26일)까지 외화 표시 국채의 이자 약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했다. 해당 이자의 원래 지급일은 지난달 27일이었으나, 이날 채무불이행에 이르기까지 30일의 유예기간이 적용된 상태였다.

러시아의 이번 외화채 디폴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 국가들이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외채 이자 지급 통로를 막은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으며 유로클리어가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입금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제재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자국민에 대해 러시아 재무부·중앙은행·국부펀드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까지는 투자자가 러시아로부터 국채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을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후로는 제재조치에 대한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이로써 러시아는 1998년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선언 이후 처음으로 디폴트를 맞게 됐다. 다만 1998년 디폴트는 외채가 아닌 루블화 표시 국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외채에 대한 디폴트 선언은 무려 100년 만이다.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 시기인 1918년 혁명 주도 세력인 볼셰비키는 차르(황제) 체제의 부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이미 경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에 충격이 온 상황임을 언급하며, 이번 디폴트는 상징적 측면이 강하며 러시아가 인플레이션 등 자국 경제 문제를 대처하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번 디폴트는 러시아가 정치·경제·금융 측면에서 서방으로부터 배제되는 ‘암울한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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