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권력에 취했나’ 전주시장 당선인, 취중 폭언 일파만파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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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원 당선인들 “우범기 시장 당선인, 당 윤리위 심판 받으라”
우 당선인 “취중 기분 안 좋은 상태서 혼잣말…온전한 제 잘못” 사과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 당선인이 시의원 당선인들과 의회 직원들에 대한 취중 폭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우 당선인 측은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혼잣말한 것”이라며 “오해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7일 지역 정계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우 당선인은 지난 20일 완주군 상관리조트에서 열린 ‘제12대 전주시의회 초선의원 의정활동 아카데미’를 찾아 술을 마신 뒤 시의원 당선인들과 직원들에게 폭언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이에 앞서 만찬장에서 술을 마시면서 시의원들과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우 당선인은 만찬장에 이어 의원 숙소로 자리를 옮겨가며 상당량의 음주를 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전주시의원 20여명과 시의회 직원 수십명이 참석했다.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이 5월 23일 송천역 사거리에서 아침 유세를 하며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페이스북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이 5월 23일 송천역 사거리에서 아침 유세를 하며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우범기 당선인 페이스북

이후 우 당선인 측은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시의원들의 반응은 형식적 사과라며 냉담했다. 전주시의원 당선인들은 2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전주시장 당선인에 대해 “민주당 윤리위원회의 심판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시의원 당선인들은 “우 당선인이 시의원 당선인들에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반말과 비아냥, 욕설을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우 당선인의 폭언이 정책 방향에 대한 이견과 설득 과정에서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당선인의 인성과 가치관을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 당선인이 오늘 보도자료로 사과의 뜻을 비쳤으나,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각이 없는 현재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최소한의 형식으로 보인다”며 “시민을 위한 시정을 제대로 펼칠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우 당선인은 고개를 숙였다. 우 당선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 “변명의 여지없는, 온전한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시의원 당선인들의 문제 제기를 겸허히 인정하며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당선인은 지방선거 이후 언론 간담회나 업무 보고 등에서도 ‘거침없는 말’을 자주 해 우려를 샀다. 우 당선인은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장, 광주시 경제부시장, 전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거친 뒤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취중 폭언 이전에도우 당선인은 시장에 당선된 이후 업무보고 등에서 거친 표현을 쓰곤 해 일부 직원들의 불만을 사는 것으로 안다”며 “시장 당선인이 거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 지적이 아닌 갑질이다. 65만 전주시를 대표하는 수장이 벌써부터 권력에 취한 것 아닌 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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