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나양 가족 사망 풀리지 않는 의문…‘부검의 반란’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7.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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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부검서 ‘사인 불명’…체내 플랑크톤·약물 추가 정밀검사
경찰, ‘마지막 5분’ 음성 복원키로…P변속기·행적 ‘의문’ 풀릴까
경찰이 해경의 협조를 얻어 6월 29일 오후 12시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인근에서 29일 전 실종된 조유나양(10)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경찰이 해경의 협조를 얻어 6월 29일 오후 12시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인근에서 29일 전 실종된 조유나양(10)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전남 완도에서 실종 한 달 만에 바닷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가족의 사망 원인이 여전히 의문이다. 1차 부검에서 명확한 사인을 밝히지 못하면서다. 경찰은 체내 플랑크톤과 약·독극물 검사 등 추가 정밀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조양 가족의 차량 블랙박스와 휴대전화를 복원하기로 했다. 사고 직전 조양 가족이 남긴 음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미스테리인 변속기 위치가 P에 놓여 있었던 점과 행적에 대한 ‘의문’ 등 일가족 사망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따라서 조양 일가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1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조양 가족으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 3구에 대한 부검을 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는 ‘사인 불명’이라는 구두 소견을 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익사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시신이 오랜 기간 물속에 잠겨 있었던 탓에 명확한 사인을 밝혀낼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향후 체내 플랑크톤과 약·독극물 검사 등 추가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물에 빠지기 전 숨졌는지, 물 안에서 숨졌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종합검사 결과는 약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6월 29일 오후 1시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인근에서 인양된 조유나양(10) 가족 차량을 실은 차도선이 선착장에 접안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6월 29일 오후 1시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인근에서 인양된 조유나양(10) 가족 차량을 실은 차도선이 선착장에 접안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또 경찰은 조양 가족 차량 블랙박스의 SD카드와 차량 내부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2대의 분석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의뢰했다. 다만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SD카드가 한 달간 바닷물에 잠겨 복원 여부가 불투명하고 조양 어머니 핸드백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2대의 실소유주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2주 정도 소요되지만 훼손 정도에 따라 시기는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차량 감식을 통해 결함이나 사고 여부, 기어가 ‘P(주차 상태)’로 돼 있던 이유와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인한 채무 여부, 사고 직전 밝혀지지 않은 가족의 행적 등도 수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조씨 부부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다. 수면제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여러 차례 검색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채무는 1억 3000만 원 정도이다. 경찰은 채무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폭락 사태를 거치며 상장 폐지된 가상화폐 ‘루나’를 검색한 기록을 확인하고 거래 내역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소 다섯 곳에 요청했다. 루나. 그(부부) 명의로 거래된 게 있는가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풀리지 않은 의혹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문용은 광주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이 6월 29일 오후 2시께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선착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실종된 조유나양(10) 가족 차량을 인양한 뒤 내부에서 사체 3구를 발견했다. ⓒ시사저널 정성환
문용은 광주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이 6월 29일 오후 2시께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선착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실종된 조유나양(10) 가족 차량을 인양한 뒤 내부에서 시신 3구를 발견했다. ⓒ시사저널 정성환

앞서 조양과 부모는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조양이 다니던 광주 한 초등학교에 교외 체험 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양은 체험 학습 기간이 끝나도 등교를 하지 않았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달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조 양 가족은 지난 5월 30일 오후 11시께 승용차로 완도군 신지면 한 펜션을 빠져나갔다가 6분 뒤 3㎞ 떨어진 송곡항 인근 방파제로 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에 담겼다. 이후 순차적으로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조 양 가족은 29일 만에 송곡항 앞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과 차량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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