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 사망 2년 만에 위령제…“아빠 잘 지내요”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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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국민의힘TF, 연평도 해상 현장조사 나서기로
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서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의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서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의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위령제가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렸다. 2020년 9월 이씨가 사망한 지 약 1년 10개월만이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를 포함한 유가족 2명은 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서 이씨의 위령제를 지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서해피격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단장인 하태경 의원,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 문경복 옹진궁수, 김기윤 변호사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이들은 헌화·묵념을 한 뒤 이대준씨의 자녀들이 쓴 편지를 대독했다. 고인의 아들은 편지에서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아빠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남은 가족의 상처는 아랑곳없이 삶을 짓밟았다”며 “아빠가 살아온 47년을 평가할 자격이 되는 사람들은 20년을 함께 살아온 엄마와 저희뿐이다. 가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아빠를 저는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고인의 어린 딸은 “아빠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딸은 이대준씨 사망 당시 초등학교 1학년에 불과해 최근에야 사망 소식을 전했다고 형 이래진씨는 설명했다.

유가족과 국민의힘 TF 등 5명은 이날 오후 여객선과 보트로 연평도 인근 해상까지 이동해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 무궁화 35호로 옮겨 탈 예정이다. 이들은 어업지도선에서 숨진 이씨의 월북 근거라며 해경이 제시했던 슬리퍼·구명조끼·부유물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 숨진 이씨의 첫 발견 지점 좌표에 대한 명확한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하 의원은 “해경이 숨진 이씨의 월북 근거라며 제시한 7개 중 감청, 도박 빚, 정신적 공황 상태 말고는 모두 배와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어업지도선을 타고 바다에 어떤 부유물들이 있는지, 배 안에 방수복과 구명조끼가 있는지, 선내에서 어떤 신발을 신고 야간 당직을 서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이씨가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지 1주일 만에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인이 자진 월북을 하려다 일어난 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1년 9개월 만인 지난달 해경은 “이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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