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서울 도심서 5만 명 집결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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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일하고 주는 대로 받으라고…그렇게는 못 살겠다”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2022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2022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는 노동자 5만 명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일대에서 ‘7·2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임금·노동시간 후퇴 중단, 차별 없는 노동권 쟁취 등을 요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우리에게 노예로 살라고 한다. 더 많이 일하고 주는 대로 받으라고 한다”며 “그렇게는 못 살겠다. 오늘 우리는 당당한 주인으로 살겠노라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이 30% 삭감됐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배달 오토바이 위에 목숨을 걸고 있다”며 “비정규직이 1000만 명인데 정부는 단 한마디 말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민영화와 민간위탁으로 비정규직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공공성을, 일하는 사람에게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너무 낮다는 비판도 나왔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며칠 전 최저임금이 5% 인상됐다. 6%의 물가 인상이 전망된다는데, 그럼 내년 최저임금은 삭감된 것과 다름없다”며 “임금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민주노총이 주최한 첫 대규모 집회인 만큼 경찰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광장, 숭례문, 서울역, 삼각지 일대 경비를 강화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동원된 경찰 부대는 총 120개, 총동원 인력은 1만 명 이상이다. 현재까지는 집회 측과 경찰 간 큰 충돌은 없는 상황이다.

집회 현장 일대 도로에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세종대로에서 시청 교차로까지 왕복 8개 차로 중 6개 차로가 통제됐으며, 시청 교차로부터 광화문역까지는 한 차선만 통행이 허용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0분 기준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9.5㎞, 서울시 전체 평균도 시속 19.5㎞에 그쳤다.

한편 이날 전국 178개 지역 가운데 164개 지역(92%)에 폭염 특보가 발령됐다. 집회가 열린 오후 3시경 서울 중구의 체감온도는 33.5도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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