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연말까지 제물포 르네상스 로드맵 마련”
  • 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jun897@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5 11:05
  • 호수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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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초일류 도시 인천’ 밑그림 그리기 한창인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시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협력하는 사업 구도 전환 필요”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 도시 인천’. 이는 민선 8기 유정복호(號)가 제시한 비전이다. 인천은 천혜의 바다·항만·도서를 갖고 있다. 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 등 경제적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출발지라는 역사적 가치도 있다. 초일류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과 환경을 갖춘 것이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극대화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초일류 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운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 이후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첫 해외출장으로 싱가포르와 호주 시드니·브리즈번을 방문한 것도 해외 주요 항만도시의 성공사례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초일류 도시 인천을 구축하기 위한 밑그림을 발표했다. 그 첫걸음은 바로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인천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인천시

“뉴홍콩시티, 인천 넘어 한국 미래 프로젝트”

유 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연말까지 마련할 것”이라며 “제물포 르네상스의 핵심인 내항 재개발에 대해서는 내년 중 추진될 마스터플랜 용역을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인천 내항과 주변 원도심을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도심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물포 르네상스는 소유권 이전 문제로 내항 재개발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은 해양수산부가 갖고 있으며, 재개발은 인천항만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에 유 시장은 해수부 장관을 만나 내항 소유권의 인천시 이전을 건의하는 등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유 시장은 “현실적으로 토지 교환과 매입, 지분 참여 등이 가능할 텐데,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는 관계부서와 인천연구원 등에서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해수부·인천항만공사와도 협의하고 있다. 최적의 방안을 결정해 인천시 주도로 내항 재개발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시 주도의 내항 재개발을 위한 또 다른 과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다. 유 시장은 내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역사와 문화, 해양관광, 레저 중심의 ‘하버시티’로 개발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내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중·동구 원도심은 오히려 상권 쇠퇴와 인구 유출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유 시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내항 재개발과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내년 중 제물포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등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면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해수부 등 관련 부처와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항 재개발은 중·동구 원도심 부흥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다”며 “제물포 르네상스는 내항 재개발과 중·동구 원도심에서 추진되고 있는 개항창조도시, 동인천역 2030 역전 프로젝트 등 각종 도시재생사업을 투트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물포 르네상스와 함께 뉴홍콩시티도 초일류 도시 인천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뉴홍콩시티는 홍콩을 떠나는 글로벌 경제자본 유치가 골자다. 강화 남단과 영종, 내항, 수도권매립지, 송도, 청라를 묶은 일명 ‘인천 글로벌 서클’이 중심이다. 유 시장은 강화 남단에 영종·송도·청라 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산업시설 중심의 외국인 투자유치 지역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는 “인천은 이미 국제화가 상당히 진행된 준비된 도시다.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장점을 부각시켜 금융·신산업·물류·관광·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투자유치가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문화·관광 경쟁력과 정주 여건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원활한 투자유치를 위해 필요한 법·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홍콩시티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김포-인천-안산을 잇는 서부벨트 조성 등 인천을 넘어 인근 지방자치단체와의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다. 사업 기간도 장기간이어서 뉴홍콩시티 완성까지 총 3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뉴홍콩시티는 인천 전역을 넘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프로젝트라 장기간이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미래를 창조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인천 전역에 대한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등 경제자유구역법에서 정의한 지정 목적을 우선 만족시키며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뉴홍콩시티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6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중구, 동구 주민들에게 제물포르네상스 사업 추진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인천시
유정복 시장이 10월6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 중구, 동구 주민들에게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 추진방향을 설 명하고 있다.ⓒ인천시

“인천이 선도해 K콘텐츠산업 성장시킬 것”

유 시장은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의 성공을 위해 행정구역 개편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제물포구는 제물포 르네상스 중심지로서, 영종구는 뉴홍콩시티 중심지로서 지역 맞춤형 발전계획을 추진한다면 원도심 발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앞서 유 시장은 지난 8월말 중구에서 영종을 분리해 가칭 영종구를 신설하고, 중구와 동구 내륙지역을 통합해 가칭 제물포구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사업엔 정부부처 및 유관기관의 협력과 국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유 시장의 입장이다. 그는 “중앙정부에서도 지역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천명하고 있는 만큼, 뉴홍콩시티가 인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견인하기 위한 프로젝트란 점을 잘 설득하면 정부부처 및 국회도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제물포 르네상스 역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이니만큼 인천시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협력하는 사업 구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언급처럼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는 모두 인천에만 국한된 사업이 아니다. 지역을 넘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이런 측면에서 시장은 인천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국가 차원의 K콘텐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인천은 대한민국 최초 개항지로, 인천 최초가 곧 대한민국 최초인 것이 많다. 최초 무역상, 기차, 팔미도 등대부터 성냥, 담배, 짜장면, 쫄면, 사이다, 야구까지 최초 얘기를 풀어낼 수 있다”며 “바다와 맞닿아 있고, 168개 아름다운 섬과 천혜의 해양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등 무궁무진한 소재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K콘텐츠산업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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