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엔서 ‘더티밤’ 공세 반복할 듯…“핵 테러로 간주”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0.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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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깃발’ 의심에 “러시아는 핵사용 의도 없어”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합병 규탄 결의안 표결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합병 규탄 결의안 표결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러시아가 유엔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s)’을 사용할 것이라는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25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로,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위험이 있어 사용이 금지돼 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날 유엔에 성명을 보내 “우크라이나 정권이 더티밤을 사용할 경우 이를 핵 테러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우크라이나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한 계획을 중단할 수 있도록 서방 국가들이 나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사무총장과 안보리가 모든 노력을 동원, 이런 극악무도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벤쟈 대사는 러시아의 더티밤 언급이 핵사용을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서방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쓰고자 의도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의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전날(23일)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연쇄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며 우크라이나가 분쟁지역 전장에서 더티밤을 사용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방은 러시아의 이같은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하며, 핵무기 사용이나 확전에 구실로 사용하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3개국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주장이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며 “세계는 이 주장을 확전 명분으로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그 어떤 시도도 간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누구든 이곳에서 핵무기를 쓴다면 그것은 딱 한군데일 수밖에 없다”며 “그것은 쇼이구 동지에게 여기저기 전화를 걸도록 명령한 그 사람”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인 우크라이나는 더티밤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러시아의 자작극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더티밤’ 논란과 관련한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현지 시찰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IAEA는 성명에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2개 핵시설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며 “수일 내로 이들 장소를 방문, 신고되지 않은 핵 관련 활동이나 물질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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