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측근’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돌연 사의…왜?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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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 이유로 사의 표명…尹대통령 수리
국감에서 조 실장 사의 둘러싼 질의 이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은 6월3일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변호사)를 내정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6월3일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변호사)를 내정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국정원 국정감사 당일 기조실장 사임 소식이 전해진 건 이례적이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조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조 실장은 전날 오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 측은 "조 실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힌 게 맞다"고 전했다. 

조 실장 사표가 수리되면서 이날 예정된 정보위 국감 출석은 불발됐다. 여야 의원들은 조 실장의 갑작스런 사의 배경에을 둘러싼 집중 질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 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론스타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등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된다.

2019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에서 대검찰청 형사부장에 발탁됐다가, 이듬해 추미애-윤석열 충돌 과정에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이후 사직서를 내고 검찰을 떠난 조 실장은 국정원 입성 전까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변호를 맡았다.

그는 지난 6월 국정원 조직과 예산 등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기조실장에 전격 발탁됐다. 윤 대통령 최측근이자 검찰 출신인 조 실장이 국정원 '2인자'에 임명되면서 '보은 인사'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조 실장 임명 후 국정원은 전직 국정원장들을 정조준했다. 서훈·박지원 두 전직 원장에 대한 유례 없는 고발 조치를 단행했고, 조직 내 물갈이도 본격화했다.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때 좌천됐거나 퇴직한 간부들을 1급 간부로 임명했고, 전임 정부에서 승진한 간부들은 퇴직 수순을 밟았다.

조 실장은 국정원 원훈을 1961년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에서 쓰던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하는 작업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서체로 적힌 원훈석도 교체됐다. 당시 국정원은 이 원훈석을 폭파시키는 세리머니까지 준비했는데, 국가기록물로 보존해야 한다는 국가기록원 방침에 따라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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