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위험도 19년 만에 최고치…기업 신용도 하락
  • 지웅배 디지털팀 기자 (jwb0824@gmail.com)
  • 승인 2022.10.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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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고금리 탓…은행, 기업 대출 죌 가능성↑
26일 서울 남산에서 도심 일대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남산에서 도심 일대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 신용위험도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대규모 신용불량자가 발생한 ‘카드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국내은행의 예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43다. 3분기 33보다 크게 증가한 값이며, 이는 기록적인 수치이기도 하다. 2003년 3분기의 4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020년 2분기가 40이었다. 지수는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며,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 ‘증가’라고 응답한 수가 ‘감소’라고 응답한 수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가계 신용위험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는 코로나19 확산 시기보다 현재가 더 위험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 원인으로는 경기침체와 고금리가 지목된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대출자의 상환능력 저하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3분기에 이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신용도 하락 역시 경기침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중소기업은 실적 부진과 일부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 4분기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31로 1년 전인 지난해 4분기(12)보다 크게 뛰었다.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도 같은 기간 3에서 17로 급등했다. 특히 부동산과 같은 담보의 가치가 하락하며 신용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건설 수익이 대출자의 신용도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은 당분간 기업대출을 죌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커지는 탓이다.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3으로 6을 기록한 3분기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각각 -3으로 비교적 낮게 조사됐다.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은행의 응답이 더 많으면 지수가 마이너스 값이 된다.

반면 기업으로선 자금줄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회사채 발행시장은 위축됐고, 경기 불확실성은 높아진 탓이다.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4분기 대출수요는 6, 3으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 8월 25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국내은행 18곳, 상호저축은행 26곳 등 총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이번 조사 결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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