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귀국” 심경 바뀐 김성태…‘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분수령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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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각종 의혹 열쇠 쥔 핵심 인물…이르면 13∼14일 도착
불법체류 부인하며 재판 받기로 했다가 돌연 자진 귀국 선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4월 전북 군산시에서 열린 새만금 주행시험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새만금개발청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4월 전북 군산시에서 열린 새만금 주행시험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새만금개발청

도피 8개월 만에 태국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귀국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포함해 쌍방울그룹 각종 의혹의 열쇠를 쥔 김 전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2일 쌍방울그룹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태국 현지 수용시설의 열악함과 송환 거부 절차 진행 등에 부담을 느끼고 국내 입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전 회장은 이날 태국에서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을 받기로 했었다. 김 전 회장은 검거된 후 자신의 불법체류를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다 하루 만에 돌연 입장을 바꿨다. 

쌍방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송환 거부 등 소송을 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권이 말소됐기 때문에 긴급 여권이 발급되면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르면 13일 또는 14일 도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 자진 귀국을 택한 만큼 긴급 여권이 발급되면 최대한 빨리 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전망이다. 

김 전 회장은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현지 시각 오후 5시30분)께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은 골프복을 입고 있었고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수중에 거액의 현금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수원지검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김 전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태국으로 넘어가 장기간 도피 행각을 벌이다 결국 태국 골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전날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돕거나 수사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김 전 회장 동생과 쌍방울 계열사 광림 임직원 등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태국에서 김 전 회장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는 등 도피 생활을 도와준 전 한인회장 A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수원지검은 ▲배임·횡령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대북송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전방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쌍방울의 실질적 사주인 김 전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있으면서 현재까지 드러난 각종 의혹과 혐의들을 지시 또는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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