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색한 이란, 비상걸린 외교부…“尹대통령 발언 확대해석 않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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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문제 비화 조짐에 대통령실·외교부 거듭 진화 
“이란과 지속적 관계 발전 정부 의지 확고” 달래기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월15일(현지 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월15일(현지 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나란히 긴급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17일 이란 정부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며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된 발언은 UAE에서의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장병 격려 차원 말씀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교부는 또 "우리나라는 1962년 수교 이래 이란과 오랜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바,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고 부연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 이란 정부 달래기에 나섰다.

UAE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현지에 파병된 국군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언 공개 후 제3국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국가와 특정국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언급하고 급기야 '적'으로 규정한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란은 물론 UAE에도 큰 결례라는 지적이다.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의 역할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 우리 군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월15일(현지 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월15일(현지 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또 한번의 '외교 참사'를 일으켰다며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급기야 이란 정부까지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해명을 압박했다.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최근 스탠스, 특히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간섭'으로 규정하면서 윤 대통령이 UAE와 이란의 역사적인 관계, 최근 들어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양국 관계 등 긍정적 측면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파장이 커지자 대통령실도 16일(현지 시각) UAE 아부다비 현지 브리핑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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