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또 잠행에 들어간 모습이다. 나 전 의원은 18일 참석이 예정됐던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 일정 등을 전면 취소했다. 최근 출마를 두고 대통령실 등과 빚은 갈등의 여파로 보인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정 취소의 배경으로 “(나 전 의원은)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자신의 거취 문제로 논란이 빚어진 상황에 대해 고민이 있다”고 설명했다. 친윤계의 집중공세에 더해 대통령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 명의 입장문까지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 전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이) 다양한 형태로 갈등을 진화하고자 고심하고 있다”며 “출마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자택을 나서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실 입장문에 대한 생각과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침묵을 지켰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윤 대통령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임을 두고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임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지지세력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 “대통령의 해임은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초선의원들도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쳐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출마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며 나 전 의원 사과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여기에 재선·3선 의원들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