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영장서 빠진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재명 “미친 짓”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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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틀 걸친 고강도 조사 후 영장청구…김 전 회장 심사 포기
이재명 “팩트 하나도 없는 마녀사냥…김성태 모른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8개월간 도피 지난 17일 국내로 압송됐다.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8개월간 도피 지난 17일 국내로 압송됐다. ⓒ연합뉴스

태국에서 압송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19일 결정될 전망이다. 논란이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번 영장 혐의에 적시되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등 혐의와 도주 전력 만으로도 영장 발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벌일 전망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0시40분께 김 전 회장에 횡령·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대북송금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뇌물공여,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가장 쟁점이 됐던 쌍방울그룹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혐의에서 빠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구속한 후 추가 수사를 벌여 정확한 자금흐름과 관련 진술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김 전 회장은 태국에서 체포된 직후와 국내로 입국하던 당시 모두 "이재명 대표를 모른다" "변호사비를 대납한 적 없다"는 취지로 말해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K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대낮 도깨비 같은 일이다. 일종의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대납 의혹을 (검찰이)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팩트가 하나도 없다. 이게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의심을 갖는다. 참 황당하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모르는 사이냐'는 질문에 "만난 일도 없고, 본 일도 없다"며 "전화 통화는 누군가 술 먹다가 (저를) 바꿔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 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된 수원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성실하게 조사받기로 했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영장실질심사 참여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인 측이 구속 전 심문에 불출석하면 영장실질심사는 열리지 않는다. 영장전담 판사는 피의자 심문 절차 없이 검찰이 제출한 기록만 검토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정한다. 법원은 이날 저녁 또는 20일 새벽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틀에 걸쳐 김 전 회장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회장을 압송한 당일인 지난 17일 횡령·배임 혐의를 먼저 조사한 검찰은 18일 조사에서 뇌물공여와 대북 송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받는 주요 혐의는 ▲ 4500억원 상당의 배임 및 횡령▲ 200억원 전환사채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 640만 달러 대북 송금 의혹 ▲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에 3억원 뇌물공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이다.

그는 진술 거부나 묵비권 행사 없이 조사에 임한 가운데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 8개월 만인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 12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뒤 17일 아침 8시2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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