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잡나” 尹대통령 저격한 민주노총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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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민주주의 유린”…노동절 총궐기·7월 총파업 예고
건설현장 불법행위 압수수색 관련 “토건 자본 이익 위한 것”
1월18일 오전 국정원 압수수색이 진행된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월18일 오전 국정원 압수수색이 진행된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사상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것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국가정보원이 간첩 수사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1000명에 달하는 경찰까지 동원한 것은 노조 탄압을 목적으로 한 정권 차원의 '쇼'라고 날을 세웠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 년 쌓아온 민주주의가 대통령 한 명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전날 압수수색은 대통령의 사주를 받고 국정원이 메가폰을 잡은 한편의 쇼였다"면서 "단 한 명의, 한 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책상 하나를 압수수색하는 데 경찰 1000여 명이 동원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은 민주노총에 대해 국보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확성기를 통해 동네방네 떠들며 광고했다"며 "자신을 드러내는 걸 꺼렸던 국정원은 스스로 등판해 홍보하듯 사무실에 들이닥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능과 무책임으로 망가진 외교와 민생, 여당의 자중지란을 덮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멈추지 않는 민주노총의 입을 막기 위한 색깔 공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찰이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 5곳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토건 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깎아내렸다.

양 위원장은 오는 노동절(5월1일) 총궐기와 오는 7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물가와 금리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1월19일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위원장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1월19일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위원장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노총 법률원장인 정기호 변호사는 국정원과 경찰의 압수수색이 헌법상 비례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영장에 의하더라도 혐의 대상자는 개인의 활동을 한 것이고 민주노총의 조직적 결정이나 의사에 따라 한 게 없다"고 쏘아붙였다. 

정 변호사는 "그런데 마치 민주노총 (전체가) 압수수색 대상인 것처럼 경찰 수백 명을 동원했다"며 "이미 혐의 대상자의 신병을 확보해 이렇게 많은 경찰을 동원할 필요가 없었고 사다리차와 에어매트도 전혀 필요 없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기밀하고 은밀하게 수사해야 하는 곳인데 공개적으로 드러내놓고 수십, 수백 명이 온 압수수색 방식은 수사의 기본도 안 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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